요즘 에이전트 오브 쉴드 문제점 고찰 by 멧가비


드라마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상태였다면, 많은 MCU 팬들의 바램대로 '시빌 워' 연계 소재가 나왔을 시점이다. 하지만 드라마는 지금 인휴먼 이야기에 집착하며 덩치만을 키우느라 정신이 없다. 그런 와중에 심지어 본격 크리인 등장. 핸들이 고장난 에잇 톤 트럭처럼 달리고 있다.


지난 번 나왔던 크리인는 다른 게, 이번에 나온 크리인은 최초 인휴먼을 제작했던 바로 그 사냥꾼들 본인이기 때문에 MCU가 앞으로 다룰 소재들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점이다. 어찌보면 영화판보다 더 앞서서 더 큰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셈이다. 최근 MCU 영화쪽이랑 드라마쪽 사람들 간에 소통과 협력이 전혀 없다는 정황들이 하나씩 밝혀지고 있는 와중에 드라마 쪽의 이런 행보는 무리수로 보일 수 밖에 없다. 영화판에서는 이미 크리인이 주요 악당으로 등장한 바 있고 곧 인휴먼 이야기도 다뤄질텐데, 영화만 보는 관객은 크리와 하이드라가 무슨 관계인지 전혀 알 수가 없는 상황.


드라마가 산으로 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좋은 예시 중 하나는, 극중 배역은 죽거나 사라졌는데 배우는 그대로 남아 다른 역할을 연기하는 상황이다. '로스트'의 존 로크가 그랬고 '스몰빌'의 지미 올슨 쌍둥이 설정이 그랬다. 이 드라마의 그랜트 워드가 딱 그 꼴이다. 가장 유능하던 쉴드 요원이 하루아침에 하이드라 끄나풀로 전락한 것도 서러운데, 그마저 죽여버리고선 배우만 남겨서 하이드라의 신이라니. 배우 본인은 어떤 마음으로 이런 상황을 받아들였을까.


모든 게 꼬이는 느낌이다. 결정적인 게 아마 '윈터 솔저' 이후부터일텐데, 쉴드 뽑아먹으려고 만든 드라마인데 드라마 나오자마자 쉴드를 해체시켜버렸으니 갑자기 수염 잘린 고양이 신세가 된 거다. 제작자들은 드라마 기획 단계부터 쉴드가 해체될 걸 알았다고 하지만 정작 실무를 맡는 작가들은 몰랐다고 하니, 손 발이 안 맞는 상태에서 일들을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드라마 초기엔 민간에서 무분별하게 만드는 인공 메타휴먼에 관한 이야기를 소재로 했었는데, 영화 쪽에서 하이드라 시나리오가 터지는 바람에 전개를 급히 꺾게 됐다. 그나마 그 시점에선 아직 큰 떡밥이라든지 길게 진행된 이야기가 없었기 때문에 시치미 떼고 원래 하이드라 이야기 하려고 했던 척 할 수는 있었다.

그러나 다른 영화들이 각각 개봉하는 사이의 텀에도 드라마는 방영되어야 했고, 덕분에 하이드라 얘기를 "끌고는 가"되, 어떤 식으로든 결말을 짓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전개만 매달리만 할 수 밖에 없었던 거다. 영화판에 종속되어 탄생한 스핀오프 드라마라는 태생적인 한계를 극복하지 못 하는 게 너무 눈에 보이니 보는 사람도 피로를 느낄 수 밖에.


그러다가 결국 이번 '시빌 워'를 통해, 영화판에서 하이드라를 어떤 식으로 취급하는지가 분명하게 결정되자 역시 그 흐름에 맞춰 드라마쪽에서도 하이드라 스토리를 황급히 거둬들이고서는 인휴먼-크리 쪽으로 노선을 완전히 틀어버렸다. 하이드라는 결국 '하이브'를 지구에 강림시키기 위한 세 시즌짜리 맥거핀에 지나지 않게 됐다. 여기서 결정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만약 페이즈3 이후의 영화에서, 예를 들어 "지구에 간 크리인은 한 명도 없었다"라든지, 아무튼 드라마쪽의 설정을 부정하는 한 마디라도 언급된다면 그 시점에서 일단 에오쉴은 흑역사 아닌 흑역사가 되어 갈 곳을 잃게 된다.


그런 와중에 '모스트 원티드'는 또 뭔가 싶다. 본편(?)도 갈팡질팡인데 여기서 다른 이야기를 더 뻗어나가겠다니. 스핀오프의 스핀오프라...듣도 보도 못한 참신한 뻘짓이다. 이런 흐름이라면 '대미지 컨트롤'에 대한 기대도 약간 접는 게 낫지 싶다.


에오쉴 드라마 기획 발표, 그리고 예고편 공개 당시만 해도 MCU 팬으로서 엄청나게 흥분했다. 이제 막 에너지가 끓어오르고 있는 새로운 하나의 시리즈가 영화쪽에서 현재 진행형인데 그와 동시적으로 드라마에서도 스핀오프를 진행한다는 것이 신기하고 또한 기대도 컸다. 그러나 드라마에서 만들어진 설정이 영화판 쪽으로 역유입 시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에오쉴을 꾸준히 봐 온 시청자들은 이제 안다. 그저 영화쪽에 휩쓸려서 낙동강 오리알이 되거나 여타의 다른 미드들처럼 급작스러운 캔슬로 초라한 마지막이 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덧글

  • rumic71 2016/05/06 18:53 #

    어차피 콜슨 보려고 만든 드라마이니...
  • lelelele 2016/05/06 22:24 # 삭제

    이런 식으로 진행하다 설정붕괴만 일으키느니 차라리 이후엔 적절한 시점에서 캔슬해버리는 게 차라리 답이 아닐까 싶습니다.
    차라리 기획만 해놓고 진전이 없는 데미지컨트롤이나, 디즈니의 프리폼채널에서 선보일 예정인 '클록앤대거' 에 예산을 쓰는 게 낫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어요.(클록하고 대거는 CG도 많이 필요할텐데....)
    쉴드같은 설정면에서 감당키 힘든 소재보다 넷플릭스처럼 소소한 스트릿히어로를 조명하는게 차라리 낫지 않을까요ㅜㅜ...
  • 멧가비 2016/05/07 11:50 #

    좀 안타깝습니다. 에오쉴 배우들 열정이 대단해 보이던데..잘 됐으면 좋겠어요.
  • 데이지 2016/05/07 17:30 # 삭제

    그나마 영화랑 깨알같은 연계라도 보여주던 시즌2까지와는 좀 다르게 시빌워와의 연계조차 흐지부지인걸 보면서 참 안타깝더군요. 펄머터와 파이기 사이가 안좋은게 가장 큰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ㅠㅠ
  • 멧가비 2016/05/08 09:59 #

    심지어 사이가 안 좋기까지한가 보군요
  • 2016/05/08 17:3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6/05/09 12:4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ㅇㅇ 2016/06/04 03:03 # 삭제

    거기다가 소코비아 협정도 문제죠.

    소코비아 협정은 어벤져스를 겨냥해서 만들어진 것인데 시즌3 20화에서는 갑자기 강화된 인간들, 인휴먼까지 다 감시한다니???

    이런 조항이 있었으면 캡틴 아메리카가 보자마자 분노했을 것이고, 와칸다 국왕은 이 법안을 유엔에 제출하지도 않았을 것임.

    영화에서는 어벤져스만을 대상으로 함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어서 이미 드라마와 꼬여버림.(원작과 같은 세계관인 드라마가 아니라 그냥 팬픽을 드라마로 만든 것 같은.)
  • 멧가비 2016/06/05 00:30 #

    드라마 배우들 열심히 해주고 있는데 마블에선 진짜 팬픽처럼 취급하는 것 같아 안타깝네요.
  • ㅇㅇ 2016/06/05 01:46 # 삭제

    그렇지만 드라마에서도 소코비아 협정을 갑자기 내용을 바꾼 것도 무리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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