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저리 Misery (1990) by 멧가비


한 작가의 작품 세계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팬 그리고 비평가의 영역을 넘어 작가와 작가의 작품관을 소유하려 한 공포의 애독자. 비뚤어진 성덕에의 욕망이여! 이는 구태여 해석하지 않더라도 수 많은 작가들의 악몽에 대한 은유임이 명백하다. 자신의 작품관과 수용자의 욕망 사이의 중심 잡기는 사실 모든 창작자들이 체험하는 딜레마일 것이다. 요즘 기준으로 치면 완벽주의적 설정 덕후의 극성으로도 해석할 수 있겠다.


그런가하면 제목 '미저리'가 수식하는 인물인 애니는 흡사 남부 근본주의 기독교의 광신도와 같은 면을 보이기도 한다. 팬에게 있어 창작물이란, 그 애정이 도를 지나치면 집착을 넘어 일종의 신앙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하니 결국은 그 얘기가 그 얘기다. 어느 쪽이든 섬뜩하다.


종이를 다시 사오라고 하는 작가 양반에게 애니가 광기를 드러내는 초반부에서는 연애 꿀팁을 알려주는 기능도 있다. 직언은 상황을 해결하지 못한다. 칭찬이 답이다.


Dragon lady라는 단어를 이 영화 때문에 배웠던 기억이 난다.





연출 롭 라이너
각본 윌리엄 골드먼
원작 스티븐 킹 (Misery,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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