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식 어벤저 The Toxic Avenger (1984) by 멧가비


이유 없이 서 있던 화학 약품 통에 자기가 뛰어들어 괴물이 된 영웅. 직업 정신 투철하게도 무기는 대걸레요, 왕따 근성 어디 안 가서 코스튬은 늘어 붙은 발레 스커트라니. 만든 사람이나 보고 즐기는 사람 모두가 악취미라고 밖에는.


그 트로마 스튜디오의 대표작 답게 "트로맛"에 충실하면서도, 슈퍼히어로 장르의 클리셰 역시 놓치지 않으려는 기분 묘한 성실함이 마음에 드는 영화이기도 하다. 멜빈의 선행이 입소문을 타며 시민들의 호응도를 묘사하는 장면에서는 시민들마저 제정신이 아닌 듯한 기분이 든다. 헐리웃의 대표 클리셰인 특유의 뱅글 뱅글 도는 신문 장면까지 나와주면 이미 영화의 정체성마저 시원하게 날려버린 후다.


병맛을 넘어 미친맛이라고 부를 수 있는 못된 유머 감각으로 범벅인 와중에, 멜빈에게 글래머러스한 금발의 맹인 애인이 생기는 부분까지 가면 미친 게 한 바퀴 돌아 합리적인 미친 개그를 하기 시작하는군, 하는 생각이 들어 웃기다. 그런데 그 애인도 제정신이 아니다.


뭐니뭐니해도 제일 웃긴 건, 일단 죽이고 보니 악인이었다는 심히 럭키맨스러운 초능력. 악인도 제정신이 아니고, 악인을 죽였다고 환호하는 시민들은 집단 광기에 휩싸인 광신도처럼 보일 정도다.


맛있게 미친 영화. 트로맛.







연출 로이드 커프먼, 마이클 허즈
각본 로이드 커프먼, 조 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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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포스21 2016/05/10 23:35 #

    84년 작품이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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