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도록 줄어든 사나이 The Incredible Shrinking Man (1957) by 멧가비


어느 날 갑자기 몸이 줄어들기 시작해 결국 옷핀을 무기로 집거미와 싸우게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 80년대의 '이너스페이스'와 [애들이 줄었어요그리고 최근의 [앤트맨]에 이르기까지 사이즈 체인지 류 영화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고전 걸작으로서, 당대 문제적 SF 작가였던 리처드 매드슨의 불길한 아이디어가 빛난다.


시대상을 생각하면 냉전 체제에서 미국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에 대한 은유, 그리고 그 안에 담긴 핵에 대한 근원적인 공포가 담겨있다. 맥락 상으로는 마블 코믹스 [엑스맨]의 원형으로 해석해도 무방할 것이다.


50년대는 여성들에게 정숙한 치마를 입히고 가정에 붙잡아두던 보수의 시대, 그것은 반대로 여권 신장에 대한 두려움을 반증한다. 요컨대 전후의 침체된 사회 분위기에서 남성의 지위 하락의 공포에 관한 메타포다. 스캇의 초기 변화를 보여준 게 아내와의 키 비교였으며 이후에 만난 왜소증 여인보다도 작아지는 시점에서 원래의 생활로 돌아가는 것을 포기하기에 이른다.


메시지를 떠나서 오락적으로도 훌륭한 영화. 애완 고양이에게 쫓기거나 거미와 싸우는 시퀀스의 박진감이 대단하다. 또한 주인공 스캇의 심리 묘사도 꽤 치밀한데, 공포에서 분노, 체념 그리고 모든 걸 받아들이는 마지막 모습까지의 흐름이 좋다.


짓궂게 상상컨대, 원작을 집필할 당시 리처드 매드슨이 혹시 발기부전으로 고민했던 건 아닐지.





연출 잭 아놀드
원작 리처드 매드슨 (소설 The Shrinking Man,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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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 스릴러 그리고 그리스 비극의 구조를 끌어들인다. 이어서 이 영화가 기대는 서브 포맷은 'size change'. 멀리는 리처드 매드슨 원작의 불길한 촌극 [놀랍도록 줄어든 사나이]가 대표적으로 있고, 내 세대의 추억 속에는 [이너스페이스]와 [애들이 줄었어요]가 있다. 놀라운 건, 이 영화가 [시빌 워]의 직전에 존재한 ... more

덧글

  • 잠본이 2016/05/13 01:45 #

    사실 앤트맨의 첫 에피소드인 '개미골짜기의 남자'도 행크핌이 실험도중 줄어들어서 개미나 쥐에게 쫓기며 집으로 돌아오는 얘기였으니 (슈퍼히어로 설정은 2화째부터 추가) 이거의 영향이 크죠.
  • rumic71 2016/05/13 17:40 #

    The incredible shrinking woman도 있습니다. 내용상으로는 아무런 관련이 없지만...
  • 잠본이 2016/05/13 22:06 #

    60피트 여인의 습격과 정반대 위치인 건가요(...)
  • rumic71 2016/05/13 22:21 #

    위치가 딱 정반대는 아닙니다. 지극히 화목한 가정의 주부가 주인공이었기 때문에...초반에는 어떻게든 서포트를 해주려는 가족들의 모습이 그려지는데 어느 날 싱크대에 빠져 죽은 걸로 가족들이 착각하고, (남기고 간 신발 한 짝을 묻어주는 장례식 장면이 처연합니다)주인공은 어떻게든 원래 크기로 되돌아가려고 집을 나와 갖가지 모험을 합니다. 후반부는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아마 매드 사이언티스트와 공방을 벌이다가 어찌 어찌 성공을 거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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