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키델릭 키드가 가벼운 약물을 흡입하고 자다가 꾸는 몽정 꿈이 이 영화처럼 생겼을 것 같다.
이 영화가 가끔 유쾌한 섹스 코미디 스페이스 오페라로 소개되는 경우가 있더라. 나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섹스를 테마로 한 프랑스 전위 예술처럼 느꼈다. 하지만 모두 틀렸다. 이 영화는 몹시도 우울한 디스토피아 영화에 가깝다. 40세기의 지구는 손바닥을 맞대어 뇌파로만 섹스하는 세상이라고 한다. 이보다 더한 디스토피아를 나는 상상해 본 적이 없다. 전쟁통 험난한 피난길 여정 중에도 사랑은 싹 트고 아기가 태어난다 했거늘.
영화의 배경인 외계는 그나마 육체적인 섹스를 나눈다고는 하지만 그 수준이나 개방성 역시 의심된다. 오죽하면 지구 여인과의 동침 한 번에 천사가 날개를 펴겠는가. 오죽했으면 여왕이라는 사람이 남녀를 불문하고 눈에만 띄이면 꼬시려고 혈안이겠냐는 말이다.
그런 면에서 바바렐라는 슈퍼히어로에 가까운 영화일 수도 있겠다. 영화 속 바바렐라는 성 해방의 투사다. 오르가즘을 '제공'하는 기계를 파괴하는 부분에서 확신이 든다.
연출 로저 버딤
각본 로저 버딤, 테리 서던
원작 장 끌로드 포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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