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 포 Fantastic Four (2015) by 멧가비



괜찮다. 생각보다. 듣던 것 보다.


물론 안 좋은 점이 너무 많다.

스톰 남매 설정을 바꾼 건 바꾼 자체야 상관 없지만 굳이 바꿔놓고선 그게 스토리 안에서 어떤 영향도 끼치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다. 즉, 애초부터 바꿀 필요가 없었으니 의도가 뭐였든 결과적으로는 그냥 토큰 블랙에 지나지 않게 된 것.


닥터 둠이 라트베리아의 왕이 아닌 것도 상관없다. 나중에 그에 준하는 권력을 갖게 되는 식으로 각색할 수도 있는 거고, 어쨌거나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에 맞게 재해석하는 것 자체는 언제나 환영이다. 하지만 문제는 닥터 둠 캐릭터 자체가 재미도 없고 멋도 없다는 점. 캐릭터의 설정을 바꾼 게 문제가 아니라 캐릭터 자체가 그냥 문제다.


판4 네 명의 관계 형성이나 과학 기크로서의 캐릭터성 부여 등 재미있을만한 새로운 요소들이 있지만 그게 시간을 먹어도 너무 잡아 먹는다. 씽이 군사 병기로 이용된다거나 리드가 도망자라는 설정 등등 다 좋은데 문제는 그게 영화에 아무 필요가 없다는 거다. 이게 스파이더맨으로 따지면, 피터 파커가 거미한테 물리는데 한 시간이 걸리고 영화 끝날 때 쯤에서야 가면을 쓰는 식이다. 영화의 부분 부분이 좋은데도 전체적으로 재미없는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영화의 구조 자체가 지루할 수 밖에 없게 설계되어 있다는 거지.


감독의 전작인 '크로니클'처럼 위태위태한 과학 재난물같은 분위기는 좋다. 닥터 둠은 그지같은 캐릭터지만 닥터 둠으로 각성해 과학자들을 학살하는 장면은 뭔가 새로운 SF 호러 영화의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한다. 영화 전체를 통틀어 가장 좋은 장면.


후속편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인 셈이니 죽은 자식 부랄 만지기지만, 영화 자체로만 따지자면 다음 편이 기대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듣던 소문처럼 그렇게까지 모든 걸 망친 영화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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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lelelelele 2016/05/26 19:19 #

    이제 폭스판은 3편이나 봤으니 원주인이 직접 만든 버전을 보고 싶습니다...ㅜㅜ 이거 판권갱신기간이 10년이라는 얘기도 있고 판권을 폭스가 완전히 소유한 게 아니라서 돌려받기도 쉽지 않다곤 하지만요..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마블의 전,현직 간판스타들인 거미, 복수자들, 돌변변이들도 모두 좋은 실사영화 작품들이 나와줬는데 판타스틱포만 아직도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 참 최근 다시 감상하면서도 심란한 마음만 들더라고요...
  • 멧가비 2016/05/26 21:54 #

    제시카 알바 나왔던 1편은 꽤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 닛코 2016/05/26 21:38 #

    뭐 속편을 만들고 싶다는 얘기는 얼마전에 나왔었죠. 개인의 희망일뿐이지만.
    디즈니측 입장은 이게 망해서 되찾아 올 수 있겠다 하는 희망이 있는데, 데드풀이 잘 되는 바람에 가능성이 줄었다고 생각하더군요.
  • 멧가비 2016/05/26 21:54 #

    폭스에서 엑스맨은 계속 만들어줬으면 좋겠는데 이건 진짜 좀..
  • lelelelele 2016/05/26 22:48 #

    닛코 // 데드풀, 엑스맨, 판타스틱포 각 작품이 판권이 서로 경로가 다르게 입수됬는데 가능성이 없는 건가요? 궁금합니다.
    데드풀이야 엑스맨과 엮일수도 있겠지만 판타스틱포는 관련성도 적고 개별유니버스로 만든 영화인데 폭망한 만큼, 별개로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냥 저같은 단순한 팬 입장에서 바라볼 땐 폭스판 판포시리즈는 수명이 다했다고 봐서, 폭스 수뇌부에서도 당분간 건드리지 않을 거 같아서 혹시 마블로 반환되지는 않을까 하고 막연히 생각했었거든요.
    물론 저런 거대한 회사들이 굳이 남좋은 일을 하지도 않을 게 당연하겠지만요..
  • 닛코 2016/05/26 23:12 #

    lelelelele // 그건 뭐 순전히 폭스 수뇌부의 결정에 달린 거니까요. 그렇지만 데드풀마저 망했으면 한꺼번에 싹 넘겨주고 넘겨받는 일이 더 쉬워졌겠죠. '에이씨, 마블 너네꺼 다 가져가!' 하고요.
  • 리퍼 2016/05/26 21:51 #

    단지 팬들은 영웅물을 원한 거지, 과학 재난을 구경하러 온 게 아니었을 뿐이죠.
  • 멧가비 2016/05/26 21:53 #

    잘 섞었으면 좋았을텐데 그걸 못했으니 문제죠.
  • K I T V S 2016/05/26 22:06 #

    차라리 판타스틱4가 아니라 전혀 다른 히어로물을 그린거라면 평가가 달라졌을지 모르겠지만... 미국인들이 FF하면 생각하는(제 친구가 말하길 일본에서 FF하면 파이널 판타지를 떠올린다면 미국은 판타스틱4를 떠올린다라고 말했죠) 밝고 명랑한 모험물을 짓이겨놓은 것이라...

    아스테릭스, 타이니툰, 슈퍼마리오를 마마마, 유유유, 학교생활급(분위기적으로)으로 비틀어버린거라고 생각하면...ㅠㅠ
  • 멧가비 2016/05/28 12:04 #

    원작 분위기 중요하죠. 원작 코믹스의 팬이라면 가장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었을 것 같기도 합니다. 그치만 원작의 분위기를 무시하고서라도 "재미있게 잘" 만들었다면 굳이 흠 잡을 부분이 아니었을 것 같기도 해요.
    그런데 판타스틱포 코믹스가 아직까지 명랑한 모험물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긴 한가요? 마지막으로 본 게 3, 4년 전인데, 그 당시를 기준으로 하면 명랑한 모험물이라는 것도 이미 옛날 얘기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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