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테리 멘 Mystery Men (1999) by 멧가비


슈퍼히어로라고 할 수가 없다. 슈퍼히어로가 아닌 걸 넘어 슈퍼히어로가 되고 싶은 보통 사람도 아니다. 하는 꼬라지들을 보고 있으면 망상에 젖은 슈퍼히어로 동호회 쯤이나 되면 다행이겠다. 영웅에 대한 동경으로 시작해 흉내내는 수준까지는 오지만 정작 영웅이 왜 영웅인지에 대한 본질에는 관심이 없는 루저들일 뿐. 어찌보면 이 또한 또 하나의 힙스터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누가 얼마나 더 찌질한지 비보이 배틀이라도 벌이는 듯한 도입부가 지나면 그래도 꽤 쓸만한 인재들이 추가로 영입된다. 스스로 날아다니는 볼링공은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보다는 덜 아프더라도 더 효율적이긴 할 것 같고, 목표를 향해 정확히 발사되는 살인 방귀는 체면만 조금 내려놓으면 엄청난 초능력이다.


결국 루저였던 흉내쟁이들이 진짜 영웅같은 일을 하나 정도는 한다는 전형적인 루저 성공담 코미디다. 플롯보다는 작품 전체에 깔려있는 분위기가 재미있다. 작중 메인 무대인 챔피언 시티는 마치 '블레이드 러너'의 LA와 팀 버튼의 고담 시티, 그리고 조엘 슈마허의 고담 시티 등의 근미래 도시들을 섞어 놓은 듯 화려한 야경을 자랑하는 도시인데, 주인공들이 밤에 얼마나 찌질하게 굴지 궁리하는 낮 시간대에는 교외의 조용한 주택가가 배경이다. 경박할 정도로 화려한 사이버펑크 범죄 도시와 되게 평화로워 보이는 주택가가 혼재하는 묘한 불일치함이 재미있다.


사회와 영웅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의 어떠한 메시지도 없고 얕게나마라도 철학같은 것 역시 없지만, 그냥 멍청이들이 멍청이짓 하다가 조금 덜 멍청하게 성장하는 과정을 웃으면서 지켜볼 수 있는 가벼운 코미디여서 좋아한다. 생각해보면, 스폰서 광고로 수트를 도배한 천박한 슈퍼히어로라는 설정으로 치면 꽤 앞선 영화였는지도 모르겠다.


덧글

  • 풍신 2016/05/30 11:42 #

    https://www.youtube.com/watch?v=L_jWHffIx5E

    왠지 영화 자체보단 스매쉬 마우스의 ALL STAR란 삽입곡이 더 기억에 남더군요.
  • 멧가비 2016/05/31 12:43 #

    이런 좋은 노래가 영화에 나왔었는데 전혀 몰랐네요.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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