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마인드 Megamind (2010) by 멧가비


선과 악은 상대적 개념이라고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심플하지도 안전하게 이분법적이지도 않다. 영화가 다루는 것은, 모두가 나쁜 놈이라 내가 착한 놈이 되어버린 기묘한 상대성.


메가마인드는 억울한 악이다. 운명론에 갇혀 선택권 없이 악이라는 역할을 부여 받았는데, 메트로맨이 사라지자 악이라는 역할을 잃은 메가마인드 스스로의 본질을 되찾기 시작한다. 그러면서도 악이라는 아이덴티티를 잃지 않는 이중적인 점도 재미있다.


도시에 영웅이 필요하다며 창조한 타이탄은 자신 이상의 더 거대한 악으로 타락하고, 타이탄이라는 '자신이 싼 똥'을 치우기 위해 벌이는 싸움은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든다. 그리고 우매한 대중은 메가마인드가 메트로맨을 죽였다는 표면적 사실만 알고 있으면서도 메가마인드를 새로운 영웅으로 추켜세운다. 이미 영웅-악당이라는 이분법적 공식 자체가 무의미한 도시였던 셈이다.


메트로맨은 상대적인 개념에서는 영웅이었을지 모르나 절대적으로 보면 그냥 비겁자다. 홀로 환히 빛나면서 메가마인드에게 악당의 삶을 부여 해놓고선, 질리도록 광영을 즐기고 나선 도망치듯이 은퇴하는 무책임이 마지막 모습이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타이탄은 좀 뻔하기도 하지만 불쌍한 캐릭터다. 미국식 코미디가 늘 하는, 이런 인기 없는 남자 스테레오 타입에게 '인기 없는 건 이유가 있다'는 식의 결말을 주기 위해 일종의 희생양이 된 캐릭터로 보인다. 대체 아무 상관 없는 그린 랜턴 이름들은 왜 갖다 쓴 건지.


선악론은 다소 뻔한 감이 있지만, 도전 목표를 잃은 승부사의 고독함을 묘사한 부분은 짧지만 확실히 더 재미있다. 


어떤 면에선 '인크레더블'에서 신드롬이 되고 싶었던 모습을 긍정적으로 재현해놓은 캐릭터가 메가마인드라고 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