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아메리카 Captain America (1990) by 멧가비


흔히 '괴작'이라고 조롱 받는 영화들 중, 실체를 알고보면 괴작 까지는 가지 않는 것들이 많다. 최초의 누군가가 발견해 '이상하다'는 평가를 내리면 그게 점점 부풀어 '괴작이라고 들어 본 적이 있는 영화', 즉 일종의 도시 전설이 되는 거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특히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가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이 영화 역시 재발굴 되기도 하는데, 과거에 이런 괴작이 있었다고 평가할 만큼의 영화는 분명히 아니다.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른바 '싼티'다. 감독, 각본, 배우 누구 하나 이름이나 얼굴을 알 만한 실력있는 사람을 쓰지 않았다. 80년대 음악은 차라리 제대로 80년대 풍도 아니고 귀에 감기질 않아 영화를 더 지루하게 만든다. 영화를 안 본 사람도 모두 아는 소품과 의상의 조악함은 더 말 할 것도 없고. 영화에 참여한 모두를 아마추어라고 간주해도 무방할 정도다.


그래도 역시나 괴작이라고 부를 수준은 아니다. 절박한 예산에 비례하게 만드는 사람들의 열정도 보이지 않는데, 덕분에 영화는 삐딱한 모험을 하는 대신 평범하고 뻔하게 흘러간다. 캡틴 아메리카가 실험을 통해 탄생하고, 빙하에 묻혔다가 발견되고, 숙적인 레드 스컬을 무찌른다. 딱 그 뿐이다. 영화는 모두가 알고 있는 캡틴 아메리카의 이야기를 평범하게 영상으로 재현할 뿐, 그 이상의 모험을 하지 않는다. 단지 그것마저 잘 하지 못했을 뿐이다.


지독하게 성의가 없고 만듦새도 좋지 않으며 기초적인 재미 자체가 없는 영화다. 하지만 이는 다른 영화들도 충분히 갖는 평범한 단점이다. 영화는 딱 그 수준에서 머문다. 즉, 괴작이 되기엔 영화 고유의 개성마저 없다는 것. 괴작이라 부르는 건 오히려 칭찬이다.


영화에서 캡틴은 묘하게도 차를 잘 훔치는데, 차라리 그런 캐릭터를 잘 못 해석한 부분을 아예 영화의 전체 분위기로 밀고 나갔다면 이상한 취향의 코미디 괴작이 될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제작 21세기 필름


덧글

  • 이굴루운영팀 2016/06/21 19:57 #

    레드스컬은 시칠리아 마피아가 되있던 그영화군요.
  • 멧가비 2016/06/21 21:36 #

    그러고보니 그랬던 것 같네요. 레드스컬 딸인지 아무튼 나쁜 편에 있는 미인이 유럽 억양을 구사해서 더 매력적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 rumic71 2016/06/21 22:08 #

    이거 가지고 있습니다만 아직 안 봤습니다... 스탠리 옹도 이거 좋아한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 잠본이 2016/06/22 01:07 #

    주연배우가 호밀밭의 파수꾼 쓴사람 아들이라는 엉뚱한 트리비아 때문에 더 유명한(?) 영화죠.
  • 멧가비 2016/06/22 01:27 #

    에헴 이건 몰랐지? 하시는 표정이 보이는 듯 해서 기분 좋게 웃었습니다ㅎㅎ
  • 풍신 2016/06/22 09:46 #

    괴작이라기 보단 그냥 저예산티를 팍팍내는 평범하게 구린 영화죠.
  • 멧가비 2016/06/22 15:49 #

    한 줄 요약 감사합니다.
  • 무지개빛 미카 2016/06/22 09:54 #

    소위 말하는 저작권 사는데 돈 쓰느라 본편에 투자할 돈이 없더라카더라..........류의....

    이러니까 대작의 네임벨류에 의지하는게 얼마나 나쁜 마케팅인지 알 수 있죠
  • 멧가비 2016/06/22 15:49 #

    정황상 판권 자체도 별로 안 비쌌을 것 같아요.
  • 타마 2016/06/22 09:56 #

    구린영화도 구리구리한 맛이 있어 좋지요 ㅋ
    저랑 같은 년도에 탄생한 영화네요
  • 멧가비 2016/06/22 15:49 #

    이 영화만큼은 예외일걸요ㅎㅎ
  • rumic71 2016/06/22 18:49 #

    생각해보니 79년판에 비하면 이건 준수하네요...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