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 2 Blade II (2002) by 멧가비


전작 '배트맨'을 닮아 있었듯이, 이 영화는 '배트맨 리턴즈'와 닮아있다. 타이틀 롤인 블레이드는 철저히 관찰자 역할에 머물며 적대적 포지션인 히로인이 등장한다. 하수구에 숨어 사는 기형적 신체를 가진 악당이 사실은 버림받은 자식이었다는 점에서도 마찬가지. 블레이드 캐릭터로는 더 보여줄 것도, 더 할 얘기도 없었다는 점 역시 대놓고 드러난다. 팀 버튼이 그러했듯 기예르모 델 토로 역시, 슈퍼히어로 코믹스의 타이틀을 빌려 사실은 자신의 비전을 구현했을 뿐이다.


팀 버튼 배트맨 시리즈의 단점을 굳이 꼽자면, 팀 버튼의 영화로서는 만점이지만 그 색깔이 너무 강해 슈퍼히어로 영화 본연의 맛은 사라졌다는 점을 들 수 있는데, 이 영화는 밸런스 조절에도 성공한다. 지극히 델 토로의 영화이면서도 그와 동등하게 훌륭한 슈퍼히어로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로서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영화는 부자관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유사 부자 관계인 위슬러와 블레이드의 신뢰, 그리고 친 혈육인 다마스키노스와 노막의 패륜적인 적대 관계를 비교해 보여줌으로서 영웅성과 비극성을 동시에 뚜렷이 드러낸다. 전편에서 블레이드가 친모를 죽였던 비극을 노막이 거의 똑같이 반복하고 있다는 점도 재미있다.


감독이 바뀌자 일신된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진다. 현대의 기업형 갱처럼 묘사되던 뱀파이어 카운슬은 사라지고 판타지의 고대 마왕같은 악당이 등장하는 부분에서 특히 그렇다. 델 토로의 테이스트가 여기 저기서 진하게 묻어 나오는데, 리퍼 시체를 부검하는 장면은 정말 델 토로가 아니면 누가 할까 싶은 장면 중 하나.


기예르모 델토로의 첫 블록버스터 영화이자 첫 헐리웃 성공작. 처음인데도 액션 연출이 제법 좋다. 연출도 연출이지만 역시 견자단. 액션 뿐만 아니라 블레이드의 사소한 제스처에도 은근히 견자단 냄새가 난다. 1편부터 이미 있었던 블레이드의 묘하게 허세스러운 제스처들이 견자단이란 물을 만난 느낌. 요로이를 입고 카타나를 휘두르는 견자단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영화이기도 하다. 처음 볼 때, 어? 저 일본놈 견자단 닮았는데? 하다가, 삼단차기가 빵빵빵 터지고, 아 씨발 견자단 맞네ㅋㅋㅋㅋㅋㅋ.





제작 뉴라인시네마
배급 타임워너
연출 기예르모 델 토로
각본 데이빗 S. 고이어
컨셉아트 마이크 미뇰라


핑백

  • 멧가비 : 블레이드 트리니티 Blade: Trinity (2004) 2016-12-08 18:50:44 #

    ... 앞선 두 편이 그러했듯, 이 영화 역시 배트맨 시리즈의 구조를 따라가는 방식을 취한다. 즉, 배트맨 시리즈의 몰락마저 간단히 재현해낸다는 것. 워너는 예나 지금이나 가능성 ... more

덧글

  • 더러운 눈의여왕 2016/06/30 15:41 #

    물렸으면서 안물린 척 뻐팅기다가 아군 통수치는
    전개를 흡혈귀들이 벌이는 거 보고서 사람이나 쟈들이나
    다를 게 없네.... 하는 생각을 했었더랬죠.
  • 멧가비 2016/07/02 14:33 #

    리퍼가 흡혈귀들의 흡혈귀잖아요
  • 더카니지 2016/06/30 16:26 #

    진짜 걸작이죠. 2편을 잘 만들어낸 델토로를 짜르고 3편에서 대체 왜 감독을 고이어로 바꿨는지 의문. 결과는 폭방에 시리즈 종결-판권 반납 크리.
    견자단은 액션 감독 맡은김에 단역으로 나왔다고 하더군요.
  • 멧가비 2016/07/02 14:32 #

    델 토로가 짤린 건가요? 헬보이 때문에 델 토로 본인이 안 한 걸로 알고 있었는데요..
  • 동사서독 2016/06/30 16:43 #

    1편보다 나은 2편으로 꼽히는 영화 중 하나죠.
  • 154754 2016/06/30 18:03 # 삭제

    그건 오바

    1편의 풍미가 더 뛰어남
  • lelelelel 2016/07/01 22:50 # 삭제

    현재 마블의 행보를 보면, 분명 언젠가는 넷플릭스 라인업에 등장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데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겠네요... 되찾은 판권을 그대로 썩힐지, 아니면 캐릭터라도 조연으로 써먹을지....
    마블코믹스가 저번 리런치 전에 블레이드 딸 캐릭터도 내세우고 이것저것 하려다 무산된 걸 보면 아직 당장 써먹지 않을 생각인 것 같기도 하고요.
    관객들에게 각인된 캐릭터 특성상 디즈니성향 영화보다는 넷플릭스 미드 라인업이 훨씬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한데요, 스케일이나 캐릭터의 능력 등등... 고스트라이더든 블레이드든 기왕 되찾아온 거,
    지금 마블 실정에 독립된 세계관은 좀 무리일 테니까 빨리좀 실사화 해서 MCU편입시켜줬으면 합니다.
  • 멧가비 2016/07/02 14:28 #

    디펜더스 결과 보고나서, 나이트 스토커즈 프로젝트 기획 들어간다에 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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