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브라맨 2 제브라시티 습격 ゼブラーマン ゼブラシティの逆襲 (2010) by 멧가비


일본의 사회 문제들에 대해 풍자하던 태도와 소외된 사람들에게 보내던 동정적 시선 등, 전작의 뻔한 아이디어와 유치한 분위기를 지탱시켜주던 알맹이들은 쏙 사라지고, 바로 그 뻔하고 유치한 껍데기만 남았다.


평범한 사람이 갑자기 초능력을 얻은 것만도 충분히 이상했는데, 그것도 모자라 원심분리기로 인격과 육체가 분리되는 지경에 이르면 이 시리즈에서 논리적인 전개라는 건 내 생각보다 더 더 중요치 않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딱히 어두운 면이 없었던 신이치를 왜 붙잡아다가 인격을 분리시켰는지도, 그 검은 인격이 왜 TV에서 가수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마치 중요한 것 같았지만 맥거핀보다도 못했던 '제브라 타임' 설정은 그 법안이 도입된 맥락도 알 수 없으며 영화의 스토리와도 무관하다. 영화의 모든 것이 그냥 존재하고 그냥 파괴될 뿐이다.


전작의 감독, 각본가, 주연 배우가 그대로 다시 모인 정식 후속작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방향 없이 폭주하는 영화. 뚜렷한 비전 없이 그저 단편적인 아이디어들만 쏟아내는 데에 그쳤는데, 그나마 아이디어들을 플롯 위에 유기적으로 배치하지 못하고 대충 뿌려대는 식이다.


감독이든 각본가든 분명 누군가가, '올드 맨 로건'이나 '시계 태엽 오렌지' 등을 보고 뻑가서 언젠가는 써먹어야지 하다가 막상 구체화 하려니까 귀찮아서 대충 우라까이만 한 느낌이다.


있으나 마나한 설정들만 성의 없이 소비되어 결과적으로는 영화 자체가 굳이 존재했어야 할까 싶은 의문만을 남긴다. 즉, 가능성은 있으나 사실 알고보면 별로 대단하지도 않은 아이디어들을 땡처리 한 영화라고 볼 수 있겠다.



덧글

  • 5thsun 2016/07/02 18:04 #

    나의 제브라맨은 그러치 아나 ㅠ.ㅠ
  • 멧가비 2016/07/03 09:33 #

    그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렇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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