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시즌4 (2016) by 멧가비

Orange Is the New Black


분위기는 시즌1에 가깝게 경쾌해졌는데 어째 다루는 이야기는 시즌이 지날 수록 점점 더 무거워진다. 이번 시즌의 전체적인 테마는 아마 '좌절'이 아닐지.


주인공인 파이퍼부터 가볍게 좌절을 겪는다. 나름대로 갱스터 뽕에 취해 어깨 좀 으쓱거렸는데, 어설프게 흉내내다가 진짜 갱스터 언니들한테 밉보여서 큰일 날 뻔 했다. 하지만 갱스터 기질이 아예 없는 것 같진 않다. 어차피 형기도 짧으니 얌전히 있다가 나가면 되는데도 굳이 자꾸 일을 만드는 걸 보면 말이다.


니키가 돌아왔지만 약은 끊지 못했다. 겨우 갱생하는가 싶었는데 의외로 약한 멘탈이 또 흔들려서 다시 약쟁이가 되는 좌절.


드라마 속 가장 복합적인 면을 가진 인물인 카푸토 소장 역시 나름대로의 좌절로 들어서는 과정을 경험한다. 이 사람은 눈에 보일 정도로 순진한 야망이 있지만 딱 그 만큼의 휴머니즘도 가진 사람이다. 어느 한 쪽을 확실히 택하지 못하기 때문인지 이리 저리 휘둘리며 일이 꼬여가는 것을 눈으로 지켜보게 되는 경우가 잦다. 아직은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진 건 아니지만 늘 응원하게 되면서 늘 불안한 인물이다.


점점 이해 불가능한 캐릭터로 추락해가는 상담사 힐리. 그 무서울 정도의 집착에 가까운 "착한 사람 컴플렉스"의 근본이 밝혀졌다. 그러나 드라마에서 그걸 해소시켜주기는 커녕 더 큰 심리적 궁지로 몰아 자살을 선택하게 만들 정도다. 다음 시즌이 되면 더 심해질지 조금은 구원받을지 미지수다.


푸세이와 쏘쏘의 이야기는 이번 시즌의 핵심 중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다. 드라마 속 크고 작은 모든 갈등들이 모여서 마치 영화 '파이널 데스티네이션'처럼 기묘하게 빚어진 설계의 마지막이 푸세이의 죽음이라니. 그냥 엑스트라가 칼 맞아 죽은 것도 아니고, 네 시즌을 걸쳐 어쩌면 가장 인간적인 재소자 중 하나였던 푸세이가 그렇게 비극적으로 죽은 건 다음 시즌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가장 몰입도 높았던 건 롤리의 이야기다. 보통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미친 음모론자들을 단편적으로 등장시키긴 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단순 음모론자에서 광인이 되는지 그 과정을 보여준 건, 적어도 내가 본 작품들 중에선 처음이다. 대체 미국 작품엔 왜 그렇게 음모론자들이 많이 나올까. 정말 미국 사회에 그 정도로 눈에 띄게 존재하기 때문일까. 그럼 대체 왜 미국엔 그렇게 음모론자들이 많은가.


핑백

  • 멧가비 : 2016 드라마 베스트 2016-12-07 17:18:51 #

    ... 더 가까워진 느낌이라서 실망.그래도 역시나 블랙 미러, 썩어도 준치지. 5. 루크 케이지 시즌1 넷플릭스 한달 긁어서 이것만 봤는데, 돈 값 했다. 4.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시즌4 여전히 재미있지만 슬슬 소재고갈 냄새가 난다. 3. 울트라맨 오브 50주년 기념작 답게 마치 총집편같은 설정. 좋음."부탁합니다 베리알 상!" 와 ...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