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쉬 타임 Harsh Times (2005) by 멧가비


도덕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주인공 짐 데이비스는 영화 내내 조금씩 잘못된 선택을 한다. 누가 봐도 죽기 딱 좋은 미친짓들을 골라하면서도 천운인지 쎄뽁인지 모두 피해가지만 결국 잘못된 선택들이 누적된 결과가 그를 다시 찾아온다.


짐은 걸프전을 겪은 전직 군인이다. 전역 후 터전인 LA로 돌아와서 구직 활동을 하는데, 그 대상들은 경찰, 레인저, 국경수비대 등의 일이다. 퇴역 군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직업군이라고는 하나 짐의 경우엔 사정이 다르다. 짐은 그저 누군가에게 총을 쏠 수 있는 직업을 찾고 있을 뿐이다.


짐은 군복무 이전에도 알아주는 망나니였으나 인간적인 선은 지키는 인물이었다. 그저 막나가기 위해 어울리는 것 같지만 알고보면 우정과 신뢰가 두터운 친구들이 그것을 대변한다. 그러나 전쟁에서 돌아온 짐은 옳은 결정을 내리는 것에 장애를 겪는다. 마치 자신의 머리에 총알이 박힐 타이밍을 노리는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은, PTSD로 인해 망가져버린 자신을 멈추기 위해 생각해 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이 그것이라고 본능적으로 판단했기 때문이 아닐까.


그저 광기와 분노를 발산할 뿐인 듯 보이지만 이미 파괴되어 있는 내면을 점점 드러낸다. 가장 신뢰하는 친구의 손에 쥐어 준 권총에 끝내 자신의 머리를 맡긴다. 하지만 영화는 못내 찜찜하다. 가는 곳마다 상처와 파괴를 만들던 짐이 멈춤으로써 모든 게 끝나진 않았을 것이다. 짐에게 안식을 찾아 준 친구 마이크는 또 다른 트라우마의 희생양이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연출, 각본 데이빗 에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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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웃 영화에서 새삼 느낀 서울대전대구부산 찍고의 흥겨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