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브 Cube (1997) by 멧가비


정체 불명의 입방체 방에 갇힌 채 모인 다섯 명의 사람들. 그들은 전체주의(공권력), 휴머니스트(혹은 음모론자), 아나키스트(이자 동시에 하수인), 시민, 사회적 약자를 각각 상징하는 듯 보인다.


큐브는 트랩이라는 "변화"에 대한 사회 구성원들의 반응을 끊임 없이 테스트한다. 큐브라는 형태의 사회 시스템에 갇힌 인간 군상들이 어떤 식으로 갈등하고 서로를 이용하고 미워하는지에 대한 실험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마저 든다.


수학 영재인 시민은 전체주의자에 의해 방 탈출의 비밀을 찾아내는 일에 혹사당한다. 아나키스트는 방관하며 전체주의자의 폭력에 냉소를 보낸다. 휴머니스트는 의심과 포용을 반복하다가 전체주의자에 의해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사회적 약자는 늘 누군가 끌고 가야하는 짐이었지만 그에게도 역할이 있었다.


각기 목소리를 내던 사회의 구성원들은 결국 큐브라는 시스템 안에서 공멸하며, 발언권 없이 소외되었던 약자만이 큐브에서 탈출한다. 그러나 그 탈출은 어쩌면 시스템에서 아예 배제되는 것에 대한 반어(反語)이진 않았을까.



유명하지 않은 배우들과 심플한 세트만으로 만든 훌륭한 SF 스릴러 걸작. 심리를 묘사하면서 그 심리간의 충돌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집약적인 연출 방식, 그리고 아주 간단하면서도 활용도 높은 아이디어만으로 이뤄진 좋은 영화라는 점에서 [맨 프롬 어스]와도 결이 같은 영화라고 볼 수 있겠다.




연출 각본 빈센조 나탈리




덧글

  • 타마 2016/07/26 16:54 #

    뭐랄까 좀 충격적인 내용으로 기억되네요... 잔인 ㅠㅠ
    대신 감독이 전달하고자 하는 사회적 내용이 참 잘 녹아있는 작품이였습니다.
  • 멧가비 2016/07/27 14:27 #

    서늘하고 정적이면서도 충격적이라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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