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고 호수 Lake Mungo (2008) by 멧가비



내가 []을 보며 공포를 느꼈던 장면은 TV에서 기어나오는 사다코도 아니고 혈관이 바짝 선 사다코의 눈알은 더더욱 아니다. 의외로 사다코의 비디오 속에서 빗질을 하던 사다코 엄마의 모습이 반사된 거울 장면이다. 노이즈 낀 저화질 VHS 영상이 주는 그로테스크함은 다분히 개인적이라면 개인적일 수 있는 공포 요소인데, 그게 이 영화의 핵심.


익사한 소녀 앨리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영화는 진행된다. 홈 비디오를 찍는 취미를 가진 앨리스의 오빠가 공개한 영상들에 찍힌 앨리스의 유령들. 영화는 심령 영상을 접한 앨리스의 유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몇 가지의 반전도 있고 그 속에서 밝혀지는 불쾌한 진실도 있다.


다큐멘터리 형식이라서 자칫 지루할 수도 있으나 그 잔잔함에 배어있는, 마치 맛이 아닌 "향"과도 같은 오싹함이 맘에 든다. 영화 속 모든 상황들이 "녹화 된 비디오"를 통해 "보여지는 것"이지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포 영화 단골 손님인 "패닉 일으킨 답답한 새끼"가 없고 "비명 지르는 여자"도 없다. 그게 참 좋다.


클라이막스에 이르면 예상치도 못한 전개가 펼쳐지는데, 미스테리가 풀려갈 수록 드러나는 진실은 더욱 모호해지는 독특한 맛이 있다. 여운이 남으나 그 뒷맛이 찜찜하지 않다.



덧글

  • 2016/07/28 00:35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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