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 유 래더 Would You Rather (2012) by 멧가비


현진건 작 '운수 좋은 날'의 스릴러 영화 버전 쯤 되겠다.


주인공 아이리스는, 뻔하게도, 돈에 쪼들리는 평범하고 선한 사람이다. 그러던 어느 날, 역시 뻔하게도, 돈 많은 미친놈의 제안으로 살인 게임에 참가하게 된다.


영화는 인간의 무모한 순진함에 대해 넌지시 언급한다. 모두 죽고 나 하나만 남아야 이기는 게임이라는 것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데도 짐짓 도덕성에 얽매여 사리판단을 못한 채 하나 둘 자멸한다. 주최측이 대단한 함정을 판 것도 아닌데 그냥 알아서들 죽어주는 경쟁자라니, 이 얼마나 운수 좋은 일이란 말인가.


삼파전까지 남아있던, 마치 안티테제라도 될 것 같았던 드센 여자는 개중에 가장 본질적인 관점을 가졌으나 역시 전혀 위협이 되지 못한 채 그저 운이없어서 제거되고, 최종 상대는 초면인 주제에 살갑게 굴던 남자. 살려고 발버둥 쳤더라면 일말의 미안함이라도 있었으련만 이 남자는 내내 희생을 자처했었으니 어떻게 보면 아이리스 입장에선 방아쇠를 당기면서 "자기 합리화" 하기 딱 좋은 상대였다.


돈 많은 미친놈도 입막음에 대한 위협 같은 것 없이 약속대로 거금을 줘서 돌려보내 주는 제법 젠틀한 면이 있는 미친놈이다. 일이 술술 풀린다. 그러나 사람을 죽여서까지 돈을 얻어야 할 이유의 전부였던 동생은 집에 돌아와보니 이미 자살했더라. 설렁탕을 사 왔는데 먹지를 못하는 동생.


장황하지만 영화 참 그지같다는 소리다. 살인 게임 플롯을 이렇게 재미없게 풀어내기도 쉽지 않을 거다. 좋은 아이디어를 가져왔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