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우드 분노의 좀비 도로 Wyrmwood (2014) by 멧가비


좀비 영화를 논함에 있어서 짧게는 10년 전, 길게는 30여 년 전 영화들을 레퍼런스로 삼아야 할 만큼 의외로 굵직한 좀비 영화가 많지는 않다. 이제 좀비는 등장 자체로 장르가 결정되는 시기를 지나 다른 장르의 이야기를 조금 새롭게 하기 위한 도구로 더 사용되는 느낌이다. (앞선 뱀파이어나 늑대인간 등 처럼, 좀비도 이제 공포 영화만의 소재가 아니다.)


미국식 코미디(좀비랜드, 2009)와 영국식 코미디(새벽의 황당한 저주, 2004)로도 이미 각각 변주되었으며, 좀비가 애완견에 비유되는가 하면(내 친구 파이도, 2006), 틴 로맨스의 주인공(웜 바디스, 2013)이 되기도 했다. 나치 좀비, 자위대 좀비, 스트리퍼 좀비 등 일일이 열거하기가 무의미할 정도로 수 없이 도구화 되었는데, 생각해보면 21세기의 서브 좀비 장르인 "좀비 아포칼립스"에 대한 영화는 몇이나 되었던가.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아이콘 격인 '매드 맥스' 시리즈와의 결합은 사실 언젠가 한 번은 나오게 될 자연스러운 결과물이었다.(이 영화 이전에 이미 있었는지도 모르고) 단지 개조 차량이나 경갑 무장 등의 비주얼 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이 영화는 "연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음에서 매드 맥스적인 영화다. 스팀펑크도 디젤펑크도 아닌, 좀비펑크라니!


좀비를 연료로 사용한다는 발상에서 그치는 대신 낮과 밤의 시간차라는 개념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것은 또한 뱀파이어적이기도 하다. 거기에 매드 사이언티스트도 나오고 좀비를 조종하는 이른바 "좀비 퀸"도 등장한다는 것은 이미 이 영화의 태도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좀비 갖고 신나게 이리 저리 씹고 뜯고 맛보자는 지극히 오락적인 정서가 아니겠는가. 좀비라는 사골을 또 다시 우려냈는데 그 국물이 아주 진하고 맛있는 곰탕이 됐다.


덧글

  • 남중생 2016/08/01 20:26 #

    오오 이거 재미있어 보이네요.
  • 멧가비 2016/08/03 11:25 #

    재미있습니다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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