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인간 그리프 Griff The Invisible (2010) by 멧가비


그리프는 직장에서는 괴롭힘(Office Bullying)을 당하는 너드지만 밤이 되면 근육질 수트를 입는 "동네의 슈퍼히어로"다. 늘 몽상에 빠져있어 현실 세계의 사람들과 섞이는 것을 어려워하는 멜로디는 그리프를 처음 본 순간 사랑에 빠진다. 우선적으로 슈퍼히어로 장르의 클리셰를 소소하게 비튼 점이 재미있다. 밤의 슈퍼히어로로서가 아닌 낮의 너드에게 미녀가 먼저 애정을 드러내며, 그 미녀 역시 너드라는 점에서 말이다.


마치 미셸 공드리의 영화처럼 현실에 두 발을 다 담그지 못한 몽상가들의 이야기. 그리프와 멜로디의 달달한 로맨스가 진행되면서 비밀이 하나 둘 씩 밝혀지는데, 한심함과 애처로움 등이 뒤섞인 복잡한 태도로 인물들을 바라보는 영화의 시선이 좋다.


영화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혹은 세상과 자기 자신을 인식하는 태도, 그 태도를 결정하는 방식 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프와 멜로디는 세상에서 분리된 외로운 괴짜에서 출발했지만, 결과적으로 세상 모두와 등지더라도 믿을 수 있는 단 하나의 "동류(同流)"를 만나 행복한 몽상가로 성장한다. 반쪽을 만난다는 게 어떤 건지를 잘 보여주는 영화다.


생각해 볼 여지가 많은 영화이기도 하다. 삶의 질감을 결정하는 데에 있어서 어째서 세상의 표준에 맞춰야 하는가. 그 표준은 누가 결정하는가. 그리고 그 표준이라는 건 실체가 있긴 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