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 The Exorcism Of Emily Rose (2005) by 멧가비


빙의와 엑소시즘을 다룬 영화 중에서도 독특한 지점에 있는 영화다. 소녀에게 빙의된 악마와 신부의 대결이 아닌, 엑소시즘의 실패로 소녀가 죽은 이후 엑소시스트였던 신부를 둘러싼 공판이 영화의 주 내용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 플래시백으로 소녀가 빙의되는 과정을 천천히 그리고 고통스럽게 묘사하고 있다.


빙의외 엑소시즘은 이젠 새롭지 않은 소재다. 대신 영화는 다른 부분에서 생각해 볼 여지를 준다. 공판의 쟁점은 이렇다. 에밀리 로즈 소녀는 엑소시즘을 위해 약을 끊었는데 이게 로즈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엑소시스트였던 무어 신부에 대한 처벌 유무를 따지는 과정인데, 법이라는 건 결국 인간이 선을 그어놓은 제도권이다. 제도권에서 죄를 따짐에 있어 참작해야 하는 범위가 과연 '신비주의(Mysticism)'까지 포함하는가 아닌가에 대한 문제다.


개인적으로는 그 어느 쪽도 완전히 기울여 판단할 수 없다. 현대의 과학적 사고를 벗어나는 영역의 일을 인정하는 선례가 남으면 이후의 법적 통제 역시 보장할 수가 없지만, 또한 인간의 상식과 법치라는 것은 완벽한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어 현대의 부검이라는 개념은 어느 시점 이전의 과거에선 또 다른 오컬트적 행위였을테니 말이다. 빙의라는 건 단지 종교의 맹신에 빠져 단순한 정신 질환을 오독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현대 의학으로 밝혀내지도, 통제하지도 못하는 또 다른 영역의 신체 기능 오류일 수도 있다. 


그렇다 한들, 상식의 한계를 인정함과 동시에 상식의 한계 내에서만 판단할 수 밖에 없는 한계 역시 인정해야 한다.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과는 다르다. 어쨌거나 인간은 현재 지금 이 순간만을 살아가는 존재이니 말이다.


연출, 각본 스콧 데릭슨

덧글

  • lelelele 2016/08/06 00:54 # 삭제

    이거 재감상하고나니까 감독 스콧데릭슨의 닥터스트레인지가 어떤 영화로 나올지 궁금해지더라구요. 물론 mcu작품들은 스튜디오의 색이 더 강하긴 하지만 그래도 세계관 첫 오컬트영화인지라 기대가 많이 되더라구요.
  • 멧가비 2016/08/06 10:49 #

    이미 예고편 보고 뻑이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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