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카터: 바숨 전쟁의 서막 JOHN CARTER (2012) by 멧가비


90년대의 '인간 로켓티어'나 '더 섀도' 등의 영화엔 공통점이 있다. 원작을 따지면 훨씬 상위의 계보에 위치하고 있으면서도 실사 영화 작품은 조금 때가 늦어 아류작 취급을 받는 면이 있다는 점이다. (물론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정말 아류작이 맞다.)


이 영화 역시 그러한데, '스타워즈' 시리즈는 물론이고 최근의 '아바타'와도 유사한 지점이 곳곳에 있어 자칫 아류작 취급받을 여지가 많지만 원작인 '화성의 공주'는 무려 1912년의 작품. 스페이스 오페라의 조상격으로 취급되는 '플래시 고든'이나 '버크 로저스'는 물론이고, 심지어 프릿쯔 랑의 '메트로폴리스'보다도 오래 됐다. 19세기 쥘 베른의 '달 세계 여행'과 '화성의 공주' 사이의 기간 차이는 '화성의 공주'와 '스타워즈'의 기간 차이보다 짧다!
(즉, 서브컬처 모든 이고깽물의 진짜 조상이질 않는가!)


원작의 시기적 대단함은 차치하고, 만들어지는 데 100년이나 걸린 영화 역시 흠 잡을 데 없는 수작이다. 다소 쉽고 간단하게 풀려가는 전개는 취향에 따라선 빠른 속도감으로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며, 개인적으로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 영화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판단하는 "이계(異界)의 낭만" 같은 것 역시 제법 잘 표현됐다.
(이 작품을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면 바로 '엘 하자드' 같은 작품이 나올 것 같다.)


원작 자체의 흔적으로 추측할 수 있는 고전적인 낭만성과 현대 영화로서의 속도감과 스케일 등이 조화를 제법 잘 이룬 영화인데 산업적으로 완벽히 실패했다는 점에서 2차 시장 관객에게 어필하지도 못하고 평가절하 받는 영화인 것 같아 내가 다 아쉽다.


개인적으로 느낀 아쉬운 점 중 하나는 주인공 존 카터의 캐릭터성이 불분명하다는 것. 액션 히어로와 코미디언으로서의 양면성을 모두 잘 표현할 수 있었을텐데 그 사이 어디엔가 걸쳐진 느낌이다. 이방인으로서의 코미디는 '토르'를 참고했어도 좋았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