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닌자 케이운 기닌 외전 未来忍者慶雲機忍外伝 (1988) by 멧가비


특촬물 바닥에서 나름대로 굵직한 경력을 쌓아 온, 그러나 본령은 성인 취향 괴기 SFX에 두고있는 문제적 감독 아메미야 케이타의 장편 영화 데뷔작. 본래는 남코의 횡스크롤 액션 게임과 연계해서 나온 반쪽짜리 V시네마지만 캐릭터 디자인도 겸한 아메미야 감독의 정수가 담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면서 안드로이드 닌자들과 기계성(機械城)들이 화면을 채우는 다분히 판타지적 SF. 훗날, 남코의 '요시미츠' 캐릭터나 사이쿄의 '전국 블레이드' 세계관 등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는데, 이런 테이스트들을 한 줄기로 묶어 '닌자펑크' 혹은 '센고쿠펑크' 쯤으로 부르는 건 어떠할지 생각해본다.


이야기는 평이하다. 과거의 비밀을 감춘 탈주 기계닌자 시라누이가 인간 무사들과 힘을 합쳐 마왕의 성에서 공주를 구해낸다는, 서구의 기사 로맨스에서 수도 없이 반복되어온 이야기다. 또한 조금 앞선 '터미네이터'의 영향도 심심찮게 발견된다. 사실 영화의 드라마는 약하고 이야기의 몰입도는 낮은 편이다. 한 마디로 극 영화로서의 재미는 떨어진다.


그러나 이를 차별화하는 것은 역시나 아메미야의 테이스로 완성된 개성있는 세계관, 특히 크리처 디자인을 빼놓을 수 없다. 기계이면서도 유기물(有機物)의 모습을 닮은 디자인들은 일본 특촬의 시각적인 퀄리티를 끌어올린 듯 보인다.


그 외에도 그냥 지나치기 쉬운 아이디어들이 넘친다. 움직이는 기계성은 아마도 다이애나 윈 존스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Howl's Moving Castle)'에서 모티브를 얻은 게 아닐까 싶고, 공주 측 병졸들이 착용한 기력 측정기는 단 몇 개월 차이지만 '드래곤볼'에서 스카우터의 첫 등장보다 조금 빠르다.


중세 SF는 정말로 동아시아 중 일본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묘한 세계관이기도 한데, 버블경제 끝물이었던 80년대 말의 경제적 자의식이 전국시대에 까지 도달한 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여담이지만, 한국에서 아메미야 케이타를 접할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라면 아마 90년대 '마이티몰핀 파워레인저'의 더빙판이었을 것이다. 멀리 돌아가긴 하지만 해당 작품의 원작인 '공룡전대 쥬렌쟈'가 바로 아메미야의 감독작 중 하나이니 말이다.



연출 각본 아메미야 케이타



핑백

  • 멧가비 : 제이람 ゼイラム (1991) 2016-09-06 15:25:46 #

    ... '미래닌자'가 아메미야 케이타 세계관의 시작이자 엑기스였다면 이 시리즈는 가히 그 정점이 아닐지. 음산하고 기괴한 크리처만으로 영화는 위압감을 풍긴다. 영화의 타이틀이자 ... more

덧글

  • JOSH 2016/09/05 19:17 #

    80년대 나이든 어린이들의 전설이었죠.
    비디오도 제대로 보급 안 된 시절에 "미래닌자" 라는 SF와 닌자를 결합한 죽여주는 작품이 있다는 소문이 입에서 입을 타고 퍼지고.... 당연히 TV나 신문 등 미디어에서는 이름 한자 찾아볼 수 없고...
  • JOSH 2016/09/05 19:20 #

    그러고보니 기계성은 ....
    우주해적코브라 만화에서도 나왔었는데,
    어느 쪽이 먼저인지 모르겠네요... ㅎ
  • 멧가비 2016/09/05 19:49 #

    시대적으로야 코브라가 훨씬 먼저죠. 코브라에 그런 것도 나왔었나요.
  • 루트 2016/09/05 19:52 #

    그 '닌자펑크'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한번 보고 싶어지는군요.
  • 멧가비 2016/09/05 22:46 #

    이상하게도 재미없는데 재미있습니다. 꼭 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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