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클럽 台風クラブ (1985) by 멧가비


작은 마을에 불어온 태풍, 중학생 소년 소녀들은 태풍의 전조와 함께 조금씩 일탈을 시작하며 태풍의 눈이 머리 위에 온 순간 비바람에 취해 교복을 벗어던지고 알몸으로 춤을 춘다. 여기서의 태풍은 그저 단순한 기상 현상도 아니고 아이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쳐 광기를 끌어내는 매개체도 아니다. 질풍노도(疾風怒濤)의 풍(風)을 마치 그 자체로 시각화 하듯, 영화 속 4일간의 태풍은 그 시절 아이들의 일탈, 비행, 휩쓸림, 고민, 광기 등을 은유하는 상징적인 장치일 것이다.


'중2병'이라는 말이 있다. 유행 타는 비속어이나 그 만큼 그 시절 아이들의 기행과 돌연변이적 사고를 잘 함축하는 단어도 찾기 힘들다. 중2병은 다분히 전시(展示)적인 증상이다. 세대와 위치에 따라 자신을 드러내는 방법이 다르듯, 미드틴들에게는 자신 내면의 혼란을 그렇게 드러내는 것일 터. 누굴 좋아하며 누굴 미워해야할지 조차 분별하기 힘든 그 나이대의 혼란 그리고 그것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어하는 욕망이 영화 속에 고스란히 묘사된다.


영화 속 아이들은 마치 관객을 앞에 두고 퍼포먼스를 하듯 일탈을 행한다. 학교에 고립된 다섯 아이들은 강당 무대에 올라 춤을 추며, 텅 빈 집에서 홀로 가출했던 리에는 응큼한 대학생의 집까지 따라가 그에게 내면을 드러낸 뒤에야 집으로 돌아갈 것을 결심한다. 술에 취한 교사의 무심함에 실망하면서도 같은 시각에 비바람을 맞으며 취한 사람처럼 행동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전시 일탈을 엿볼 수 있다.


미카미는 친구들 사이에서 리더이자 여학우들 사이에선 인기의 대상. 선생들 말마따나 '타의 모범이 되는' 친구였다. 그는 중2병 사이에서 중2병의 정점에 오르길 결심이라도 한 듯 차원이 다른 일탈을 한다. 태풍이 지나가고 무대의 막이 내리자 퍼포먼스와도 같은 일탈을 같이 행하던 친구들을 자신의 관객으로 놓고 마지막 일탈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마치 "그렇게 하는 게 아냐"라고 말 하듯.


영화에서 언급되는 "개체가 종을 초월할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는 분석이 분분하던데, 별 뜻 없어 보인다. 감독이 내밀한 자의식을 드러내는 것 외에 영화 내적으로 기능하는 부분은, 글쎄.



연출 소마이 신지
각본 카토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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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상관 없는 얘기지만 영화의 스토리를 축약하면 헐리웃 초자연 재난물이 된다.

태풍이 불어오고 학교에 고립된 아이들이 이상한 행동을 보이다가 결국 하나가 죽었다

M. 나이트 샤말란이나 만들 법한 영화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