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 드래곤 タイガー&ドラゴン (2005) by 멧가비


웃음을 잃은 말단 야쿠자 수금원이 라쿠고(落語家)의 길을 걷게 되는 이야기. 한 회에 한 편씩 주인공 토라지가 재해석하는 라쿠고 레퍼토리 파트가 액자식으로 삽입되는 재미있는 구성을 하고있다.


이야기의 중심은 야쿠자이자 채권 대행인인 토라지, 그리고 스승이자 채무자인 돈베의 사제지간이다. 제목도 그렇고 초반 구성은 분명 마치 강백호와 서태웅의 관계와 흡사한 토라지, 류지의 라이벌 의식과 우정을 다룬 이야기로 기획된 것 같은데 어째서 사제간 이야기로 흘러가는지는 알 수 없다. 제목대로 갔어도 좋았겠지만 사제간의 이야기로 빠진 결과물도 꽤 좋다.


현실과 이상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로 볼 수 있겠다. 야쿠자 세계에 몸 담고 있는 토라지는 웃음을 잃은 채 살던 자신에게 웃음을 되돌려 준 라쿠고의 매력에 빠져 라쿠고가가 되기 위해 정진하지만 일이 마음처럼 풀리지는 않는다. 본인의 의외의 재능과 노력, 게다가 주변의 상당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토라지는 몇 번의 선택 분기점에서 길을 잃고 라쿠고의 길에서 튕겨져 나간다. 마치 현실에서 좌절되는 꿈을 보는 것 같아 이야기엔 은근하게 씁쓸한 맛이 배어있다.


결국은 야쿠자의 길을 완전히 끊고 라쿠고 세계로 돌아가는 해피 엔딩으로 끝을 맺지만, 그 마지막 장면이 어딘지 판타지에 가까워 개인적으로는 토라지가 꾸는 마지막 꿈이진 않을지 의심을 품게 된다. 물론 아니겠지만.


나가세 토모야, 츠카모토 타카시, 아오이 유우 등 청춘 배우들이 전면에 나서고 니시다 토시유키 등의 중견이 극의 현실감과 무게감을 단단하게 잡아주는 등 캐스팅이 좋은 드라마이기도 하다. 쿠도 칸쿠로가 가장 빛나던 시절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일드 입문작이기도 하거니와, 취향이기도 한 "사제간의 이야기"여서 특별히 더 정이 가는 드라마이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