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가도 ギャラクシー街道 (2015) by 멧가비


한 때 온갖 외계인들의 통행으로 시끌벅적했지만 지금은 폐지 계획이 논의 될 정도로 쇠락해버린 우주의 한 가도(街道). 그 가도에 자리잡은 여행자 전용 햄버거 레스토랑 산산버거(Sand sand Burger 혹은 33 Burger)를 배경으로 한 '역시나' 인간군상극.


미타니 코키 특유의, 시덥잖다 싶은 몇 개의 이야기들이 흐름을 타고 모여 제법 시끌벅적한 한 방으로 터지는 구조의 소동극인데, 유명한 스페이스 오페라 작품들을 레퍼런스로 삼으면서 정작 이야기는 제한된 장소로 국한시킨 언밸런스함이 재미있다. 어떤 면에서는 SF 심야식당이라 불러도 될 법하다.


[스타트렉]의 벌칸과 같은 외모를 한 외계인이 등장하기도 하거니와 온갖 종류의 외계인이 모이는 식당이라는 점에서는 [스타워즈]에서 루크와 한이 처음 만난 주점을 떠올리게 한다. [The Jetsons]를 연상시키는 장치들도 삽입되어 있으며, 니시다 토시유키가 연기한 인공지능 캐릭터는 엉뚱하게도 [오즈의 마법사]의 패러디다. 그냥 기분 탓이겠지만 [닥터 후]의 11대 닥터와 비슷한 복장을 한 캐릭터의 직업이 하필 의사라는 점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온갖 패러디 가운데에서도 군계일학은 단연 [울트라 세븐]의 패러디인 캡틴 삭스. 그저 설정으로만 언급되겠지 하던 순간에 캡틴 삭스가 실제로 등장하는 장면은 단연 백미다. 또한 E.T의 손가락 교감이 이 영화에서 어떻게 변주되는지를 보면 영화가 전체적으로 뻔하긴 하나 그 패러디 센스 만큼은 높게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라 하겠다.


SF에 특촬 등을 패러디하고 전체적으로 가벼운 분위기이지만 담고 있는 이야기들은 의외로 어둡다. 각자 불륜의 유혹에 빠지는 부부라든지 콜걸에게 눈탱이 맞는 호구, 성추행 전력이 있는 교수 등이 주요 인물로 등장하고 있는 등 만만한 코믹 소동극만은 아니다. 공황 상태에 빠지면 EMP를 발산하는 산산버거 점원 할머니는 치매 노인에 대한 은유로도 읽혀 그 코믹함 뒤에 쓴 맛이 배어있다.


주인공 카토리 싱고는 번화하던 가도에서 햄버거 레스토랑을 차려 꿈을 이뤘으나 상권이 쇠락하여 지구로의 귀환을 고려중이다. 결국 핵심은 도시에서 실패하고 낙향하려는 이야기다. 아야세 하루카의 밝고 명랑한 캐릭터의 힘으로 어쨌든 영화는 희망을 이야기하면서 동화적으로 마무리되지만 물리적인 해결책이 제시되진 않는다. 쓸쓸한 도시 변두리 생활의 고단함과 막막함을 다루고 있으니 그 맛이 씁쓸할 수 밖에. 




연출 각본 미타니 코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