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시즌1 (2016) by 멧가비


고민했다. 내 취향이 이 정도로 안 맞는 건지, 아니면 또 미드 권태기가 찾아 온 건지에 대해서 말이다. 소문난 잔치라고 해도 별로 기대 안 하는 편이지만 차린 게 없어도 너무 없다. 대체 왜 그 정도로 재밌다는 소문이 난거지.


연출.

나쁘지 않다.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딱히 대단하달 건 없다. 흠 잡을 데 없는 정도지 그 이상은 없다. 소문 들었을 땐 '로스트' 시즌1 정도 쯤은 되는 줄 알았는데 어림도 없다.


각본.

이게 제일 별로다. 이야기 자체가 별로 신선할 것 없는 클리셰 덩어리다. 학대 받은 초능력 꼬마는 AKIRA의 것이고 차원 문을 뚫고 나온 괴물은 스티븐 킹의 '미스트'가 영화로 나온지 10년이 채 안 됐다. 게다가 넷플릭스 드라마답지 않게 한 회 분량의 밀도가 떨어진다. 심지어 8회분으로 꽤 짧은 드라마인데도 분량 늘리려고 별 의미없는 장면들을 넣는다는 인상을 계속해서 받게된다. 이건 간단한 아이디어 몇 개에만 의지해 분량을 뻥튀기했다는 증거다.


그럼 클리셰인 소재와 의미없는 대사들을 제외하면 남는 건 뭔가 하니, 바로 추억 비즈니스다. 80년대를 연상시키는 소재들이 엄청나게 언급되고 이스터에그처럼 삽입되어 있다. 그러나 추억이 퀄리티를 완성할 수는 없다.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소재들은 그저 추억일 뿐, 드라마의 메인 플롯에 기능하는 점은 전혀 없다. 이블 데드 포스터가 배경에 등장하면 이블 데드 봤던 추억이 떠오를 뿐인 거지 그게 드라마랑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적어도 한국의 '응답하라' 시리즈는 그 시대의 정서를 담기라도 하지, 이 드라마에는 미국의 80년대 정서가 전혀 담겨있지 않다. 비밀리에 행해진 초능력 실험이 냉전시대랑 무슨 관련이 있는 것도 아닐테고.


시대 배경이 80년대일 필요도 없었고, 주인공들이 어린이일 필요도 없었다. 플롯 상 걔들이 초등학생이면 안 될 극적 장치가 전혀 없다. 그냥 'E.T.'나 '구니스'를 보고 자란 세대에게 향수를 자극 하는 것 외엔 무의미한 설정이다. 그런데 구니스를 본 세대가 이제와서 또 어린 애새끼들이 주인공인 드라마를 새로 보고싶어하는지가 의문이다.


게다가 개인적으로는, 어린애들이 빽빽 소리지르고 신경질 내는 장면을 못 견뎌한다. 해리 포터 영화 시리즈도 그것 때문에 겨우 참으면서 봤는데.



결론.
시즌 2 안 봄.



덧글

  • 듀얼콜렉터 2016/10/19 12:59 #

    전 그래도 괜찮게 보긴 했는데 아무래도 미국에서 20년 넘게 살아서 그 영향을 받아서 그런듯 싶습니다. 확실히 추억보정 빼고는 클리셰 범벅이긴 하죠.
  • 루트 2016/10/19 18:09 #

    추억이 퀄리티를 완성할 수는 없다.
    이 말에 공감하고 갑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