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의 아이 バケモノの子 (2015) by 멧가비



영화는 "성장"이라는 개념에 대해 어떠한 관점을 제시한다. 영화 속 중심이 되는 관계는 사제지간인데, 어느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가르치고 키우는 것은 반드시 일방통행만은 아니라는 것. 실제로 쿠마테츠는 렌을 기르는 과정을 거치며 스승으로서도 성장해 이후엔 많은 제자를 거느리게 된다. 스승이 제자를 통해 배우기도 한다는 균형잡힌 관점에 마음에 든다.


쿠마테츠가 "성장하는 스승, 성장하는 부모"의 인물상을 제시했다면, 또 다른 주인공 렌은 안티테제 쯤 되는 이치로히코와 짝을 이뤄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똑같이 괴물 세상에서 자란 인간 아이였지만 차이점은 명확했다. 렌이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한 채 노력만으로 사회에 받아들여진 경우라면, 반대로 이치로히코는 렌보다 훨씬 어릴 적부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제시하지만 번번히 부정당한 쪽이었다. 그리고 그 사소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어둠을 극복하거나 어둠에 먹히는 극단적인 결과로 나타난다.


여기서 또 한 번의 성장 코드가 반복된다. 이치로히코의 아버지인 이오젠은 거의 모든 면에서 라이벌인 쿠마테츠를 상회하는 인물이었으나 그는 첫 등장부터 "완성형 인물"로 묘사되는, 즉 작가로부터 성장의 코드를 부여받지 못한 인물이다. 아버지가 성장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자식에게도 성장의 관점을 제시할 수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배우는 법을 알아야 배움을 줄 수도 있다. 바꿔 말하면, 타인의 말을 들을 줄 알아야 내 말도 상대에게 닿을 수 있다는 거다.



연출 각본 호소다 마모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