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미러 305 인간과 학살 Men Against Fire by 멧가비


벌레를 잡는 군인이라. 마치 '스타쉽 트루퍼스'의 드라마판이라도 되는 듯 트릭과 같은 설정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이내 밝혀지는 "벌레" 정체는 사전적인 의미의 벌레가 아니고 벌레와 비슷한 그 무언가도 아닌, 뱀파이인지 좀비인지 모를 기형적인 인간들이었다. 본 에피소드의 첫 번째 미스터리는 여기서 발생한다. 과연 저들은 무슨 잘못이 있어 "사냥"을 당해야만 하는가.


미스터리가 풀리는 과정에서 밝혀지는 두 가지 진실은 더욱 끔찍하다. "벌레"들을 사냥하는 데에 동원된 방법이 군인들의 감각을 통제해 도구화 한 것이라는 점. 그리고 그 벌레들을 학살한 게 다분히 우생학적인 이유에서였다는 점이다. 마찬가지로 인간을 분류해 사회계급적으로 걸러내던 영화 '가타카'의 세계관에서 누군가는 생각했을 법한 끔찍한 상상을 물리적으로 실행한다면 이 에피소드가 될지도 모른다.


영화의 두 번째 미스터리는 마지막 장면에서 나온다. 집으로 돌아온 군인은 과연 기억을 잃은 것인가. 정황상 그렇게 볼 수 있지만 그는 어째서 눈물을 흘리는가. 그의 마지막 얼굴에서 '올드보이' 오대수의 마지막 웃음이 떠오른다.




연출 Jakob Verbruggen
각본 찰리 브루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