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미러 306 미움받는 자 Hated in the Nation by 멧가비


현재 이천 십년대의 인터넷 세상에 존재하는 "집단 악의"가 그 전과 명백히 다른 점은 익명성이다. 1세대 악플러들은 익명성 뒤에 숨는 비겁자들이었으나, 2세대 쯤 되는 현재의 악플러들은 자신의 모든 것이 공개된 세상임을 개의치 않고도 악의를 뱉어댄다. 이것은 비겁함과 악의를 넘어 광기에 가깝다.


현실 속 악플러들의 텍스트 몇 글자가 모여 누군가로 하여금 간접적으로 삶의 의지를 잃게 만드는 수준을 넘어, 드라마 속 악플들은 직접적인 물리력을 갖기에 이른다. 그리고 ADI의 보안망을 뚫은 해커는 그런 집단적 악의를 마치 놀이처럼 쏟아내는 사람들에게 단죄를 가한다. 그가 말하는 "책임" 역시 추상적인 책임감 수준이 아닌, 가해자의 목숨도 뺏는 다분히 함무라비 법전식 책임 추궁이다.


본 에피소드의 첫 번째 문제 제기가 집단 광기에 가까운 사회적 혐오에 관한 것이라면, 두 번째는 그에 대응하는 "정의"에 대한 것이다. 현실에서 동떨어진 방식을 사용해 문제를 제기한 첫 번째와 달리, 두 번째는 명백하다. 해커의 단죄는 그저 개인적 복수이며 백번 양보해도 위법적 자경 행위일 뿐이지 결코 정의가 될 수는 없다. 물론 그의 의도가 "정의"에 있다고는 언급되지 않는다. 그의 목적이 그저 복수를 동반해 세상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면 일부는 성공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메시지를 넘어 경고 혹은 협박이라면 그 역시 세상을 너무 쉽게 생각한 것이다.


세 번째 문제 제기는 왜 안 나오나 싶었던 음모론. "빅 브라더"라는 소재 자체는 이미 클리셰에 가까우나 그것이 이야기의 큰 흐름에 기능하는 방식은 신선하다. 반사회적 분자를 색출한다는 명분으로 행해지는 정부의 감시 체제가 오히려 그 반사회적 분자의 무기로서 활용되어 정부에 빅엿을 먹인다는 결과는 끔찍하면서도 통쾌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통쾌하지만 섬뜩하다.




연출 James Hawes
각본 찰리 브루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