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오브 화이어 Streets Of Fire (1984) by 멧가비


바람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는 해결사 이야기. 결국은 스파게티 웨스턴의 또 다른 변주인 이 영화는, 단지 현대판 카우보이의 모험담에 그치는 대신 80년대식 마초의 순정을 지나 두 남녀의 쿨한 모던 로맨스로 완성 아닌 완성된다.


사랑 대신 각자의 길을 선택한 톰과 엘렌. 둘은 공통적으로 자신의 여정이 로맨스라는 카테고리에 멈추는 것을 거부한다. 톰은 방랑자의 자유로운 행보를, 엘렌은 팝 가수로서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사랑보다 더 중요한 것을 갖고 있는, 자존감 높은 두 사람의 불완전해서 더 완벽한 로맨스.


감독의 전작들인 '투쟁의 그늘' 그리고 '워리어'와 함께, 나 개인적으로는 "월터 힐 마초 삼부작" 쯤으로 묶는 작품인데, 본작의 주인공 톰이 선배 마초들인 '체이니'나 '스완'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는 타고난 아웃사이더가 아닌,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아웃사이더에 더 가깝다. 어쩌다보니 아웃사이더가 된 바보가 아니라 그 자신이 아웃사이더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이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스스로 "선택"하는 남자. 그 복잡한 내면의 어딘가에는 마치 '람보'와도 같은 퇴역 군인으로서의 염세주의도 포함되어있을 것이다.


마치 [워리어]의 직접적인 후속작처럼 보이는 면이 없지 않다. 시대불명의 뉴욕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영화가 만들어질 시대의 현실 슬럼가의 모습 또한 충실히 화면에 담아내는 점, 거리의 무법자들에게 동정의 여지를 조금은 남겨두고 있다는 점 등에서 말이다. 특히 윌렘 대포의 날카로운 연기가 인상적인 '레이븐 셔독'의 캐릭터성은 본작의 관점을 대변한다. 방법이 틀렸지만 레이븐이 엘렌을 납치한 것은 순수한 애욕(愛慾) 때문이었을 것이다. 경찰력도 비웃을 규모의 갱 두목 치고는 꽤 순수한 데다가 신사적이기 까지 하다. 총으로 무장한 부하들을 줄줄이 끌고 와서도 톰과의 일대일 승부에 깔끔히 승복하는 모습은 '투쟁의 그늘' 정서의 연장선상에 있기도 하다.


스무살이 채 못 됐던 시절 다이안 레인의 미모, 코믹스 악당처럼 과장되고 날카로운 윌렘 대포의 캐릭터 등 빛으로 반짝 거리고 에너지로 들끓는 영화다. 클라이막스의 오함마 파이트는 본작을 컬트의 반열에 올린 일등 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연출 각본 월터 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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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캡콤 전성기의 시작이 된 아케이드 게임 '파이널 파이트'가 이 영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으로 잘 알려져있는데, 그 이상으로 사실상 영화가 "원작"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