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일리언 2 Aliens (1986) by 멧가비


장르적으로 조금 더 순수한 호러 영화를 액션 블록버스터로 확대시키는 재주가 있는 사람이 바로 제임스 캐머런. 마찬가지로 이 영화 역시 추상적 회화와 같았던 리들리 스콧의 전편과 달리 미래 병기와 메카닉으로 가득한 장르적 변태(變態)를 한다.


전편이 폭력에 저항하는 강한 여성상에 대한 묘사였다면, 새 영화에서는 그보다 조금 긍정적인 이야기를 한다. 고아 소녀 뉴트는 친딸을 잃은 리플리가 모성애를 쏟아 부을 대상이다. 뉴트를 살려 데려가려는 일념 하나로 리플리는 여전사로 성장하고, 그 성장의 끝에서 또 다른 모성애와 충돌한다. 바로 퀸 에일리언. 리플리가 방어적 모성애라면 퀸은 그보다는 공격적이고 침략적인 모성애로 구분할 수 있겠다.


뿐만 아니라 영화에서는 인간에 대한 비판도 읽을 수 있다. 해석하기 나름이겠지만, 에일리언들이 번식하는 방법은 가축을 대하는 인간들의 태도와도 어딘가 닮아있다. 태어나자 마자 축사에 갇혀 온갖 학대를 당하다가 도살되거나 폐기되는 가축들의 삶을 생각하면, 영화 속에서 살아있는 에일리언 생산 공장이 되어 목숨만 유지되는 인간들의 모습은 일종의 대리 처벌이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착각에 빠져 다른 생명을 도구화하는 오만함에 대한 처벌 말이다. 영화 속 에일리언 사악한 존재가 아닌, 그저 인간의 천적일 뿐이다.


전편에서의 유려한 미술은 사라지고 대신 투박하고 묵직한 미래지향 밀리터리즘적인 디자인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덕분에 영화는 조금 덜 추상적이고 조금 더 장르적이다. 파워 로더는 아마 모르긴 몰라도 피규어 엄청 팔렸을 거다. 앞에서 언급한 이야기를 뒤집자면 액션 블록버스터처럼 보이지만 사실 눈에 띄는 액션은 클라이막스의 그 파워 로더 장면 뿐, 해병대랍시고 깝죽대던 놈들은 가을 은행 떨어지듯 까딱 죽어나간다. 생각해보면, 거기서 해병대 놈들이 기깔나게 싸워버리면 주제 의식이 오히려 퇴색됐겠지.



연출 제임스 캐머런
각본 제임스 캐머런, 댄 오배넌
제작 게일 앤 허드
기획 월터 힐
컨셉미술 시드 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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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나이브스 2016/12/01 15:48 #

    속편들 중엔 그 나마 이야기적 진전이 있었던 화였죠.
  • 멧가비 2016/12/09 15:52 #

    4부작 각각 작품이 워낙에 개별적-분열적이라서 그렇죠
  • 홍차도둑 2016/12/01 20:11 #

    그러고보니 한국에선 에일리언 1편이 정작 잘 흥행되지 않았다가 2편이 흥행 잘 나와서 '에일리언즈 원' 이라는 이름으로 재개봉했죠
  • 멧가비 2016/12/09 15:53 #

    그런 사례로는 오스틴 파워즈 제로가 제일 기억에 남네요
  • 엑스트라 2016/12/02 09:39 #

    제임스 카메론은 분명 헐리우드계의 최강이라 불릴 자격이 있습니다
  • 멧가비 2016/12/09 15:53 #

    다른 건 몰라도 흥행 감각은 여전히 탑클래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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