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일리언 4 Alien: Resurrection (1997) by 멧가비


리플리는 죽어서도 다시 돌아온다. 전편에서 인류 구원의 대의를 안고 용광로 속으로 거룩하게 다이빙 했던 리플리는 그를 착취하려는 세력들에 의해 복제된 신체라는 가짜 그릇에 안배되어 부활한다. 마치 왜곡된 도그마의 앞잡이로 내세워지는 현대 종교의 거짓 메시아처럼 말이다. 부제인 "재림(Resurrection)"은 아이러니하다.


리플리는 자신을 되살리기 위해 제작됐던 실패작들의 고통 또한 목도한다. 연민과 혐오로 복잡하게 뒤엉킨 감정을 드러내며 그들을 모두 불태운 리플리는 급기야 자신의 몸에서 자라 태어난 뉴본 에일리언을 만난다. 괴물을 닮은 인간 어미, 인간을 닮은 괴물 아이. 시리즈 2편에서의 불굴의 모성애는 이 영화에서 그렇게 괴물처럼 뒤틀린 형태로 반복된다.


영화의 중심이 되는 "관계성"은 리플리와 콜의 사이에서 발생한다. 리플리는 수 백년 동안 자신의 몸을 비집고 들어오려는 폭력적인 남성성에 저항했으나 끝내 굴복하고 괴물을 잉태한 몸. 반대로 콜은 인간을 닮았지만 인간이 아닌, 또 다른 괴물인 스스로에 대해 자기혐오에 빠진 안드로이드다. 복부를 관통한 작은 구멍에서 흐르는 흰 점액질. 이 또한 명백히 성 폭력 피해자에 대한 은유로 읽을 여지가 있다. 갈등으로 시작해 가장 서로를 지켜주고 이해하게 되는 리플리와 콜의 관계성, 희생당한 여성성이 서로의 아픔을 공감하고 돌보는 모습은 절망 사이에 피어난 희망이다.


사실은 전편에서 시리즈가 마감 되었어도 좋았을, 이른바 '사족'에 가까운 작품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모국인 프랑스에서 그로데스크한 상상력을 선보인 바 있는 장 피에르 주네는 리플리 4부작을 마무리하는 영화에서, 폭력에 저항하는 여성성, 모성애, 종교적 색채 등 전작들의 이야기들을 조금씩 비틀어 반복하며 자신만의 탐미주의 안에 그럴싸하게 녹여내며 유종의 미를 거둔다. 조금씩 전작들을 떠올리게 하는 미술도 일품이지만 지노모프 성체의 전신을 과감하게 드러낼 정도로 발전한 CG, 수중 추격전과 쌍권총이 있는 다양한 볼거리 등, 네 편의 영화 중 실질적으로 액션 장르의 쾌감도 선보인 유일한 영화라고도 볼 수 있다. 이 영화의 떠돌이 용병들은 적어도 2편의 거들먹거리기만 하던 해병대들 보다 훨씬 믿음직스럽다.


결국은 여자 둘의 이야기인데 도미니크 피뇽과 론 펄먼은 왜 덩달아 살아 남았을까. 이 둘은 굳이 따지자면 장 피에르 주네 비주얼을 완성하는 인간 미장센의 역할이 더 크지 않았을까. (존재감 없는 남자 하나가 더 살았지만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연출 장 피에르 주네
각본 조스 웨던, 댄 오배넌
제작 월터 힐, 시고니 위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