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우 맨 Hollow Man (2000) by 멧가비


국방성의 사주로 "인체 투명화" 실험을 주도하는 세바스찬 케인은, 고릴라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 성공한 후 공명심에 눈이 멀어 자기 자신을 모르모트로 삼기에 이른다. 그러나 거듭되는 실패의 압박감, 실험실에 갇힌 피험자로서의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한 케인은 투명화 능력(?)을 악용하는 유혹에 빠진다. 차라리 도둑질이나 훔쳐보기 선에서 그쳤으면 상황이 조금 나았으련만 케인은 성폭력 쪽으로 마수를 뻗친다. 여기에 기존 연구원 동료들과의 미묘한 갈등까지 겹쳐, 케인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고야 만다.


케인은 단지 거만한 출세주의자일 뿐만 아니라, 겁탈하게 되는 여성을 평소에도 몰래 훔쳐보는 등 기본적으로 윤리의식이 결여된 인간으로 묘사된다. 이는 우선 윤리가 결여된 과학 기술이 남용되는 것에 대한 경고인 셈이다. 애초에 국방성부터가 투명 기술을 군사 병기화 할 계획으로 지원했다는 언급도 있다.


단순히 윤리의 부재 뿐만 아니라, 구체적으로 동물 실험을 콕 집어 비판하는 메시지도 읽을 수 있다. 처음 투명화 실험에 성공했던 고릴라도 "안 그랬는데 난폭해졌다"고 언급될 뿐더러, 케인 역시도 물론 충동적인 성격이라고는 하나 초반의 묘사를 보면 잠깐의 쾌락을 위해 모든 것을 날려버릴 정도로 아둔한 인물은 절대로 아니다. 조금 덜 된 감이 있지만, 영화의 중반부는 명백히 실험실에 갇힌 케인의 심리가 비틀리는 과정이다. 덜 깊은 묘사가 아쉽다. 아니면 반대로 아예 변태적인 행위의 수위를 높여 B급 SF로 갈 데 까지 가는 게 더 재밌었을지도.


결정적인 건, 케빈 베이컨이 투명 인간이 돼 버린다는 점이다. 케빈 베이컨의 연기를 반쪽만 보여주는 셈이다.



연출 폴 버호벤
각본 앤드류 W. 말로우, 게리 스콧 톰슨




비정기 한 마디

"다시 보고싶다 오렌지캬라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