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포스터 Impostor (2001) by 멧가비


지구의 인류와 전쟁 중인 알파 센타우리는 인간으로 위장한 자폭용 첩자 로봇을 지속적으로 지구에 침투시키고 있으며, 인간 측에서는 첩자 로봇을 색출하려는 긴장감이 팽배하다. 주인공 스펜서 올럼은 어느 날 첩자 로봇으로 지목되어 경찰에 쫓기기 시작하는데 이 부분은 마치 같은 원작자의 작품인 [블레이드 러너]를 뒤집은 설정같아 보여 재미있다.


액션이나 치밀한 플롯, 반전보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건 주인공 스펜서의 심리적 고립감이다. 억울하게 경찰에 쫓기고 친구는 이미 등을 돌렸으며, 아내의 신뢰 마저 잃기 직전인 남자의 심리묘사가 꽤 치밀한데, 원작이 출판된 53년, 즉 '매카시즘'으로 비롯된 사상검증의 공포에 대한 은유가 영화 전체에 깔려있는 셈이다. 실제로 영화 도입부에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와 맨해튼 프로젝트가 직접적으로 언급되기도 한다. 물론 원작만을 좇느라 시대에 뒤떨어진 풍자에 머무르진 않는다. 올럼이 돔에서 탈출한 후 도움을 받는 아웃랜더의 모습은 경제 양극화와 더불어 의료 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들의 고통을 노골적으로 투영하고 있다.


물론 주제의식을 제외하고서라도 액션과 스릴이 수준이 꽤 좋다. 다소 허술하지만 기승전결 좋은 각본 안에서 연기력 좋은 배우들이 제 역할들을 다 하는 영화다. 플롯 자체에 허술함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지만, 반전이 주는 임팩트로 적당히 상쇄된다.



연출 개리 플레더
원작 필립 K. 딕 (사기꾼 로봇, Impostor,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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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비아

[블레이드 러너]와 묘하게 비슷한 점이 많은데, 동일하게 필립 K. 딕의 원작을 바탕에 두고 있으며 경찰과 안드로이드의 추격전을 다루고 있다는 점. 게다가 이 영화 역시 다른 영화들에서 쓰고 남은 것들을 재활용하기도 한다. 블레이드 러너에 [레전드]와 [샤이닝]의 필름이 사용된 것 처럼, 이 영화에는 [스타쉽 트루퍼스]와 [아마겟돈]의 장면들이 일부 삽입되어 있으며 ESA 병사들이 입은 무장 역시 스타쉽 트루퍼스에서 먼저 사용된 소품이다.


덧글

  • 닛코 2016/12/15 20:38 #

    원작 소설이 참 인상적인 작품이죠. 어렸을 때 읽고선 그 반전에 충격받았던 기억이...
  • 멧가비 2016/12/16 16:31 #

    영화판은 반전이 조금 다릅니다
  • 닛코 2016/12/16 16:56 #

    영화도 봤어요. 짧은 내용을 길게 늘인 탓인지 개인적으로 살짝 늘어진다는 생각도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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