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해적 코브라 극장판 (1988) by 멧가비


SPACE ADVENTURE スペースアドベンチャーコブラ

[우주해적 코브라]의 첫 애니메이션화이자 첫 극장판. 원작의 초반 에피소드에 해당하는 '로얄 자매' 이야기를 각색한 작품이다. 원작의 하드보일드한 분위기와 기괴한 상상력을 조금 덜어낸 대신 로맨스를 강조해 낭만적이고 슬픈 이야기로 재해석했다. 크리스털 보위의 갈고리 손이 사라진 것이 아쉽고, 세 자매의 캐릭터성이 부각된 점은 좋다.


원작과 달리 코브라는 마치 [매드 맥스] 시리즈의 맥스처럼 관찰자에 더 가까운 페이크 주인공이며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것은 세 자매인데, 인간 지도라는 설정이 사라진 대신 우주 파괴급 병기를 운용할 수 있는 일종의 인간 열쇠로 각색됐다. 더불어 한 행성의 여왕으로서의 운명 역시 중요한 코드인데, 이는 책임감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벗어날 수 없는 굴레이기도 하다. 그래서 세 자매의 이야기는 더욱 비극적이다.


전통적인 일본 활극의 비장한 주인공이 아닌, 헐리웃 영화의 백인 히어로처럼 쿨하고 유머감각 있는 코브라의 캐릭터를 해치지 않고 그대로 묘사한 점은 특히 장점이라 할만 하다. 반면 악당인 크리스털 보위는 원작에 비해 감정묘사가 조금 풍부해서 오히려 그로데스크한 맛이 떨어진다. 갈퀴 손을 없앤 대신 갈비뼈(?)를 뽑아서 무기로 사용하는 점은 재미있는 각색이다. 아마도 [스타워즈]로부터의 영향일 것이다.


세 자매의 운명에 얽혀 어쩔 수 없이 미로스의 마지막 여왕인 캐서린을 죽일 수 밖에 없게 된 코브라. 그리고 미로스를 지키는 A.I. 토포로 교수와의 대화가 인상깊다.


코브라: 난 너희 별의 여왕을 죽이러 온거란 말야.
토포로: 미로스를 잘못 이끄는 자는 누구든 처벌을 받아야 한다.



연출 데자키 오사무
각본 야마자키 하루야
원작 테라사와 부이치 (코브라, コブラ, 1977)



덧글

  • 닛코 2016/12/16 17:03 #

    코브라는 다른 일본만화들과는 색다른 면이 강했던 것 같아요. 그게 주인공의 설정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생각해보면 내용면에서도 다른 점이 많은 것 같네요.
  • 멧가비 2016/12/22 20:43 #

    연재 초기부터 미국 만화 영향이 더 많이 보이죠. 옛날에 가끔 읽었던 '헤비메탈' 잡지 분위기도 좀 있고.
  • 김안전 2016/12/23 14:53 #

    미국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은건 사실입니다. 극 중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들을 보면 실제 하는 배우들을 거의 따와서 그렸죠. 하라 테츠오가 남자 배우를 많이 베껴 그렸다면 테라사와는 여성쪽을 많이 참고했습니다.
  • 김안전 2016/12/16 17:09 #

    실사화도 계약되어서 찍고는 있다던데 언제 개봉할지 모르겠군요.
  • 멧가비 2016/12/22 20:42 #

    뭔들 아니겠냐만...잘 만들면 재밌겠네요
  • 포스21 2016/12/16 18:26 #

    코브라 원작이 77년 시작이었군요. 한 80년대 만화라고 생각했는데...
    근데 문제는 저거 작가가 이후 그럴듯한 흥행작이 없는듯 ...
  • 멧가비 2016/12/22 20:42 #

    흥행작 까진 아니어도 [미드나잇 아이 고쿠]도 꽤 멋진 작품입니다
  • 포스21 2016/12/22 21:59 #

    미드나잇 아이 고쿠 역시 80년대 정도에 나온 작품같더군요. 즉 90년대 , 00년대 10년대에 그닥 눈에 띄는 히트작이 안보입니다.
  • 김안전 2016/12/23 14:51 #

    원작자인 테라사와 부이치 자체가 다작에 관심이 없습니다. 만들어 놓은거나 리메이크니 게임이니 영상 사업에 관심이 많아서 말이죠. 원래 데즈카 오사무 애니메이터였다가 다른 쪽으로 빠진 거고 말이죠. 게임이니 영상 쪽 손대다가 지금은 자기 작품 리컬러링이니 디지털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