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블리비언 Oblivion (2013) by 멧가비


플롯과 연출 자체는 익숙한 것들의 짜깁기에 가깝다. 영화를 보면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토탈리콜], [아일랜드], [월-E] 등의 흔적을 찾기란 어렵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영화의 장점은 익숙한 것들을 밸런스 좋게 배치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액션 활극으로 재탄생했다는 점에 있다. 탐 크루즈와 모건 프리먼이 각자 맡은 역할과 기존 이미지들을 비교해 보면 영화는 새로운 것보다 익숙하지만 재미있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졌음이 명확해진다.


주인공 잭 하퍼가 타고 다니는 버블십이나 드론 등의 메카닉, 그리고 총기들의 디자인 역시 ([에일리언]과 같은 혁명적 디자인 대신) 익숙하면서도 좀 더 그럴듯 하게 업그레이드 된 미래지향적 컨셉을 충실히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영화는 그저 뻔한 SF 활극에서 멈추는 것 같으면서도, 한 가지의 클리셰를 180도 뒤집는다.


SF 역사에 있어서, 테크놀러지의 발전이 인류를 파멸시킨다는 상상력은 이미 고전 중에서도 고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영화는 반대로 생각한 듯 하다. 영화 속 외계의 존재는 복제인간 기술을 사용해 인류를 침공하지만, 결과적으로 복제인간 기술이 쓸 데 없이 퀄리티 좋았던 것이 그들을 패배로 몰고간 것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멀티플리시티], [클론의 습격] 등의 영화에서 사용되는 판타지적 클론 기술, 즉 복제 DNA의 배양이 아닌, 붕어빵 찍듯이 똑같은 인간을 떡하니 찍어내는 방식이 이 영화에서도 차용되고 있는데, 문제는 원본의 기억과 영혼까지 고해상도로(!) 복사해 버린 것이다. 클론 요원들을 만든 테트의 입장에서는 영혼을 가진 요원이 결함품이었겠지만, 결국 완벽한 듯 보이는 시스템에서 하나의 결함이 전체를 파멸시키는 것 역시 SF 역사 속에서의 오랜 메시지 중 하나이기도 하니.


즉, 테크놀러지를 과신한 외계인의 오만함이 스스로를 파멸시키고 인간은 농성 끝에 어부지리로 승리를 쟁취한다는, 생각해보면 조금 엉뚱한 내용으로 마무리된다. 물론 복제인간을 다룬 만큼 기억과 자아는 동일시되는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도, 없는 듯 은근슬쩍 던지기는 하는 모양이다.




연출 각본 조셉 코신스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