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리티 리포트 Minority Report (2002) by 멧가비


범죄를 예언하는 예지자(precog)들의 존재. 그리고 범죄를 행하기 전에 예상 범죄자를 미리 체포하는 치안 테크놀러지. 이는 파시즘에 대한 비판임과 동시에 원작은 커녕 영화가 나올 당시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조지 부시의 "애국자법"을 미리 내다 본 혜안이기도 하다. 물론 원작을 기준으로 한다면 매카시즘의 영향이겠지만. 그런가하면 영화 속 고민은 가치 조율에 대한 것이다. 살릴 수 있는 목숨을 살리는 일과 죄 짓지 않은 자를 처벌하지 않는 일, 어느 쪽이 더 중요한지에 대한 고민 말이다. 


샤머니즘에 의존하는 사법경찰제도, 그리고 그 샤머니즘을 보완하는 테크놀러지에 대한 과신. 영화 속 미래의 치안은 그 두 가지 이유로 비합리적이다. 인류의 원시성을 상징하는 Superstition와 고도의 과학 기술력이 융합되어 인권을 무시하는 집행 방식은, 인간은 언제나 인간 자신을 믿는 대신 늘 무언가에 의존하고 광신해버린다는 어리석음에 대한 경고와도 같다. 그러나 모순인 것은, 테크놀러지를 과신하는 것은 곧 인간들 스스로를 과신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점.


마찬가지로 필립 K. 딕 원작인[넥스트]에서 2분 뒤의 미래를 볼 수 있었던 크리스 존슨이 국가 정부와 엮이기를 그렇게도 꺼렸던 이유가 이 영화를 통해 묘사된다. 엄연히 인간임에도 예지자들은 경찰권력 유지의 도구로 착취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을 도구화 해서 얻은 힘을 이용해, 또 다른 인간들의 인권을 단순 텍스트화하는 전체주의 권력의 모순을 영화는 서늘하게 묘사하고 있다. 아나키스트라는 세간의 평가를 딕이 늘 부정했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재미있다.
(마약 중독자인 여성들의 몸에서 예지자들이 태어났다는 설정은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스캐너스]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전체주의에 대한 경고와 수사물 플롯의 조화, 예언을 피하는 과정에서 예언이 이뤄지는 타임 패러독스의 재미가 상당한 걸작이다. 언뜻 어울리지 않지만 스티븐 스필버그는 알프레드 히치콕으로부터도 영향받은 흔적을 감추지 않는다. 히치콕의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혹은 [현기증]에 SF 설정을 적당히 섞으면 이런 영화가 나오지 않을까. 물론 반대로 이 영화가 [윈터 솔저]에 끼친 커다란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상관 없는 얘기지만, 예언으로 지목되는 피해자와 가해자 이름이 마치 로또 추첨하듯이 구슬을 통해 공개되는 장면이 재미있어서 좋아한다. 서늘하고 무거운 영화에 묘한 느낌으로 경쾌함과 장난스러움을 더해주는 느낌이다.




연출 각본 스티븐 스필버그
원작 필립 K. 딕 (단편 Minority Report,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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