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센던스 Transcendence (2014) by 멧가비


삶의 많은 부분을 디지털 공간에 맡겨놓은 세상, 인류는 이제 네트워크 없이는 생활을 정상적으로 영위할 수 없는 레벨에 이르렀다. 영화는 도치법을 사용해 블랙아웃 이후의 삶이라는 결말을 먼저 공개한다. 그러나 영화는 단지 네트워크가 지배하는 세상에 대한 경고만은 아니다.


윌은 인간적 사고에 무감각해지는 와중에도 아내인 에블린을 위한다는 명제만큼은 우선적으로 지키고 있다. 마치 아이작 아시모프 세계관의 로봇처럼 말이다. 이는 인간의 불가측한 사랑보다 오히려 기계적이어서 동시에 절대적이다. 그대로 놔뒀으면 윌의 제 1 보호 대상인 에블린의 통제 아래 인류를 몇 단계 이상 도약시킬 수 있는 신세계의 기술력이었다는 아쉬움만 남는다.


물론 윌이 갓 컴플렉스를 드러낸 것은 사실이다. 앉은 자를 걷게 하고 보지 못하는 자 눈을 뜨게 하는 기적을 행하는 것을 시작으로, 자신의 추종자들을 병사로 사용했으며 종국에는 스스로 인간계에 강림하고야 만다. 그러나 윌의 "Wannabe god" 행위에 사욕, 아집이 포함되어있지 않았던 점이 중요하다. 윌은 신을 모사한 알고리즘이되, 권능으로 인간을 지배하려는 마왕보다는, 인류를 진화시키고 보호하려는 메시아에 더 가까웠다. 갓 컴플렉스의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면 바로 윌이 가진 게 그것이었으리라. 흔히 비교되는 [론머맨]과의 결정적인 차이도 여기에 있다.


영화가 탐구하는 의문은, "인류는 신을 만났을 때 그가 신이라는 걸 알아볼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었다. 윌의 의도와 비전을 파악하려는 최소한의 소통 시도조차 없이 그저 낯선 공포를 공격적 행위로 치환하는 영화 속 인물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았던 바리새인들과도 같다. 네트워크라는 신세계의 선한 신이 될 수 있었던 윌은 겁먹은 인류에 의해 한낱 프랑켄슈타인의 사이버 괴물 쯤으로 끌어내려진다. 결국 인류는 아직 신을 만나기엔, 신에게 힘입어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엔 너무 준비가 덜 되어있다는 말일 수도 있겠다. 그런 면에서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부정하는 영화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연출 윌리 피스터
각본 잭 파글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