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건 Logan (2017) 두 번째 리뷰 by 멧가비


찰스 재비어

총기는 흐려지고, 세상 가장 현명하리라 여겨졌던 노인은 추격자가 뒷통수까지 따라온 도주길 도중 민가에 묵는 무리수를 둔다. 결국 또 한 가족의 무의미한 희생. 그저 따뜻한 잠자리와 평범한 식사, 잠깐의 휴식을 원했을 뿐, 대체 그는 얼마나 지쳤던 걸까.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것 같았던 사람이 치매 환자가 되어 그 점잖던 모습을 잃는다. 늙으면 애가 된다고, 소싯적 거칠었던 성격이 튀어 나온다. 종(種)의 존망을 걸고 충돌하던 위험한 세상에서, 천둥벌거숭이 울버린에게서조차 존경을 받던 남자. 모두를 품으려던 그는 그 자신이 인류에 치명적인 위협으로 변해버린 것도 모자라 지키려던 이들을 자기 손으로 해친 수치스런 역사를 가진 채 비극적인 삶을 마감한다.



로건, 제임스 하울렛

가족을 잃은 남자는 로건에게 향한 총의 방아쇠를 당긴다. 총알은 없었으나 총은 로건에게 발사된 셈이다. 빈 총에 맞아 상처를 입는다. 로건에게 이 비극은 자신이 만든 거나 다름 없다. 그에겐 오래 전 자신에게 식사와 휴식을 제공하고 아들의 옷을 선물한 노부부의 희생이 잃은 기억 어딘가에 트라우마로 남아있을지 모른다.


끝에 가서 그는 참은 울분을 쏟는다. 세상을 구하지 못한 한 따위의 거창한 것 아닌, 늙은 아비가 초라한 곳에 묻힌 게 너무 화가난다. 그래도 호수가 가까이 있으니까, 위안을 하지만 그 억울함 허망함은 끝내 맺힌다.


이런 느낌이었구나. 누적된 수 많은 감정과 인생역정을 포괄하는, 멋지지만 쓸쓸한 한 마디. 가족을 갖는 느낌, 가족의 품에서 죽어가는 느낌, 혹은 죽는다는 느낌 그 자체일지도. 백년을 넘어 살아온 남자에게 그 짧지만 의미있는 감정은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이기에 충분한 것이었나보다.


1차대전, 2차대전, 히로시마 원폭, 월남전, 뮤턴트 간의 싸움, 뮤턴트와 인간의 싸움. 세상 험한 꼴 다 겪은 그 남자의 죽기 전 마지막 싸움은 자신의 얼굴을 한, 또 다른 야수를 막는 것이었다. 딸과 같은 어린 아이를, 새로운 세대의 뮤턴트라는 희망을 싸움에서 지켜낸다. 어찌됐든 또 한 번 (뮤턴트들의)세상을 구해낸 셈이지만 동시에 자기 자신도 구원받았다.



신의 한 수 1
이름이 로건이라서 다행이다. 마이클이나 토마스가 아니어서 다행이다.


신의 한 수 2
스탠 리 안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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