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2015) by 멧가비


수 많은 명장면과 재미있는 대사들로 젊은 관객들의 농담 거리를 수 없이 뽑아낸, 젊은 느와르 중 하나. 부분은 좋은데 전체 구성은 아쉽다. 당시 노태우가 선포했던 "범죄와의 전쟁"은 영화의 갈등이 되는 주 배경으로서 작용하는 대신 갈등 요소를 한 번에 밀어버리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만 기능한다. 쉽게 말해, 밥상 엎어버린 거다. 일본 영화로 치면 야쿠자들의 항쟁으로 시작해 대지진으로 마무리 되는 식이다.


물론 이 영화를 깡패 느와르로 감상하는 대신, 깡패들의 세계는 그저 배경일 뿐, 시대의 혼란을 빡세게 뽑아먹은 한 기회주의자의 이야기라고 보면 애초에 실제 역사의 한 부분인 "범죄와의 전쟁" 역시 기회주의자로서의 성장담에 필요한 역경의 한 요소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러기엔 영화의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며 재미있는 캐릭터들이 깡패들 세계에 모두 포진되어 있다.


어느 쪽이든 "범죄와의 전쟁"이라는 소재가 영화를 더 좋게 만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덕분에 깡패들 조직 알력에서 줄타기를 하다가 몰락을 앞둔 최익현은 소 뒷걸음에 쥐 잡듯 해피엔딩을 맞고, 익현에게 린치를 가한 후의 형배가 익현을 믿고 의탁하는 설득력 없는 전개로 영화가 마무리 될 뿐이니 말이다. 깡패들 머리 쓰는 게 다 그렇지 라고 해버리면 할 말 없지만.


결코 재미 없다거나 못 만든 영화라고는 할 수 없다. 배우들 연기 훌륭하고 장르적으로는 노련하며 시대상을 살린 시각 요소와 음악도 탁월하다. 군더더기 없이 뭐 하나 빠지지 않는 데다가 막연히 헐리웃 워너비가 아닌, 한국 정서에도 크게 와닿아 토속적이기 까지 한 만능 영화다. 그렇기에 단점은 더욱 두드러진다. 이야기의 흐름을 맥없이 끊어버리는 소재를 가장 중요한 지점에 투입하고 그것을 영화의 제목으로 까지 삼아버리는 이 어색한 센스는 몇 번을 다시 감상해도 적응이 안 된다.





연출 각본 윤종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