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메테우스 Prometheus (2012) by 멧가비


이 탐사는 처음부터 글러먹었다. 이성적 탐구 대신 다분히 종교적인 환상에 집착하는 과학자들에게 맡겨진 순간부터 말이다. "너희는 아무 것도 아니란다", 자의식 과잉의 오만한 인류라는 종에게 한 방 먹이는, 누군가에겐 절망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속 시원한 이야기.


영화를 관통하는 담론은 인간의 나약함이다. 영화 속 탐사 대원들이 인류의 기원을 밝히는 데에 그렇게 까지 집착하는 이유는 순수한 과학적 탐구심이 아닌, 상위 존재에 기대고 싶어하는 의존성에 더 가까워 보인다. 영화 외적으로 보면, 태고에 미신이나 종교로 설명해야 했던 수 많은 현상들을 이제 과학이 모두 정복했음에도 여전히 현실의 종교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와도 일맥상통할 것이다.


인간은 결국 눈에 보이는 건 뭐든 파헤치면서도 진심으로 모든 걸 알고싶어 하지는 않는, 상상의 영역에 일부를 남겨두려는 모순된 존재. 추상적인 존재로부터 완벽히 독립해 이제 정말 인류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야 함을 받아들이는 공포는 결국 종교라는 개념을 먹여 살찌우는 양분이겠지.


창조주에게 응답을 구하는 피조물. 그저 "만들 수 있으니까" 만들었을 뿐이라 대답하는 창조주. 안드로이드에게 무심히 던진 그 대답이, 사실은 자신들이 신에게서 들을 대답과 같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하는 인간의 경솔함이다. 잠든 외계인들이 깨어나고 지노모프 사가는 시작된다. 인류를 대표하는 지성이었어야 할 이들의 아둔함이 결국 인류로 하여금 최악의 천적을 맞이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밖에는 말 할 수가 없다.




연출 리들리 스콧
각본 데이먼 린델로프, 존 스파이츠


핑백

  • 멧가비 : 에일리언 커버넌트 Alien Covenant (2017) 2017-05-15 17:47:12 #

    ... 집중하고 있다. 데이빗이 쇼를 그렇게 만들기 까지의 고민이 분명히 있었을텐데 영화는 쇼의 참혹한 시체만을 보여 줄 뿐이다. 쇼는 결국 그런 최후를 맞이하기 위해 [프로메테우스]에서 그 많은 고생을 감수했다는 소리다. 전작의 모든 과정이 이 영화를 위한 배경 설명에 지나지 않게 된 셈이다. 무례한 후속작 같으니. 어찌 보면 초심으로 ... more

덧글

  • 역성혁명 2017/05/07 10:26 #

    이제 곧 있으면 두번째 영화가 나오죠?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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