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건의 탈출 Logan's Run (1976) by 멧가비


예전에 북한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쓰레기 한 점 없이 깨끗한 평양의 한 광장이 비춰질 때 충격을 받은 기억이 있다. 저 완벽해 보이는 도시를 가장하기 위해 무시되었을 인권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영화 속 도시는 돔으로 격리된 안에서 인공지능 컴퓨터에 의해 완벽하게 안락한 생활을 보장 받는다. 물론 그를 위한 댓가는 통제, 그리고 제한된 수명이다. 인구의 증가를 억제하고 자원을 아껴 도시를 유지하자는 취지인 거다. 좋은 삶을 위해 삶을 빼앗기는 디스토피아라니, 이런 멍청한 똑똑함이 다 있나.


지금에 와선 낡은 상상력이다. 현대의 관객들은 이 영화보다는 [이퀼리브리엄] 등을 통해 더 익숙한 암울한 미래일 것이다. 하지만 문득 다른 게 떠올랐다. 집을 깨끗하게 유지하려고 집 안에서는 아무 것도 안 하는 사람들이 요즘 TV에 많이 나오더라. 그 정도면 집이 나를 위해 있는 게 아니라 내가 집을 위해 있는 꼴이다. 결벽증과 집 사이의 관계처럼 작은 생활의 예시를 벗어나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종교 역시 마찬가지다. 종교는 사람을 위해 발명된 건데 사람이 종교를 위해 목숨을 버린다. 이런 류의 디스토피아 영화들이 상상한, 사람이 추상성을 떠받드는 본말전도는 이미 가까이에 있다.




연출 마이클 앤더슨
각본 데이빗 젤럭 굿맨
원작 윌리엄 F. 놀런, 조지 클레이튼 존슨 (동명 소설, 1967)


덧글

  • JOSH 2017/05/15 19:56 #

    국딩때 아주 재미있게 봤었습니다.
    효율과 목적을 위해 통제되는 사회라는 것의 이미지를 제 머릿속에 구축한 영화였죠.

    .... 저는 영화 아일랜드가 로건대탈출을 리메이크 한 건줄 알았습니다.
  • 멧가비 2017/05/16 01:21 #

    그러고보니 초반 까지는 흡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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