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설 Colossal (2016) by 멧가비


가장 궁금한 건 시간이었다. 왜 하필 아침 여덟시, 아이들 등교 시간인가. 술에 취해 인생 무릎 꿇고 인간 관계 다 찢어버리는 주정뱅이들아 애들 보기 쪽팔린 줄 알아라, 하는 메시지인가? 라고 생각한 것도 잠시, 답은 간단했다. 미국에서 그 시간이어야 한국에서 깽판치는 괴수의 CG 질감을 감출 수 있기 때문이다.


괴수가 나온다고 다 괴수물은 아니다. 애초에 괴수의 '괴'자 하나 안 꺼냈더라도 기승전결 달라질 거 하나 없는 플롯. 미친 스토커가 비집고 들어올 틈을 내보일 만큼 방탕하던 여자가 정신 차리고 술을 끊기 위해 서울 시민들이 죽어나가야만 했다는 소리다. 술주정 하다가 자빠져서 시민 수백을 죽였는데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다시 친구가 된다. 한국은 물론, 우방이랍시고 자기들 앞마당 멀티 취급하는 미국 패권주의 영향권에 있는 나라라면 남다르게 다가오는 점이 있을 것이다. 군인들이 통제하는데 글로리아가 유유히 로봇의 발치에 까지 다가가는 모습에서는 그 불쾌함이 정점을 찍는다.


같은 시간 같은 지역에 똑같은 괴수가 계속 출몰하는데 저 영화 속 서울이라는 도시엔 왜 늘 밟아 부술 자동차들이 있고 비명 지를 인간들이 멍청하게 몰려드는가. 아무리 영화라지만 저렇게 학습 능력 떨어지는 한심한 비상체제가 있을 수가 있나? 생각했지만, 애새끼들이 만든 디오라마가 벼락 맞고 어쩌고가 나오는 순간 생각하기를 멈춰버렸다. 생각에 쓰는 뇌세포가 아까워졌다. 차라리 나도 영화 보기전에 술이라도 쳐마셨어야 하는 건데.




연출 각본 나초 비갈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