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아 넥스트 You're Next (2011) by 멧가비


집 바깥에서 침입을 시도하는 나쁜 놈들과 자신을 보호하려는 서바이버의 대결. 굳이 작품을 특정해서 제목을 대지 않더라도 흔해 빠진 이야기다. 흔한 만큼 부담 없고, 조금만 변화를 줘도 언제든 즐길 수 있는 고정 레퍼토리. 즉, 이 역시 하나의 장르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년 전, 영화 [베이컨시]를 보면서 문득 상상한 적이 있다. 저렇게 음흉한 무차별 살인마들이 불특정 다수를 타겟으로 삼는데 그 중에 우연히 성룡이나 장 끌로드 반담이 있다면? 혹은, 레이저 무기 적당히 갖춘 외계인들이 지구에 침공했는데 그 지구에 [엑스맨]들이 있다면? 그저 장르 파괴에 대한 공상이었지만, 그 오래 전 공상을 문득 다시 떠올리게 하는 무언가가 이 영화에 있다.


간단하다. 집에서 방어해야 하는 주인공이 알고보니 생존 캠프에서 험하게 자란 과거를 가졌다는 설정 한 토막만 덧붙였을 뿐이다. 기껏 재밌게 보고 나서도 여자가 저러는 게 말이 되냐며 괜히 볼멘소리 하는 사람들의 입을 막을 수 있는 아주 편리한 장치다. 덕분에 영화는, 주인공이 과연 생존할 것인가에 대한 스릴 대신, 악당들이 얼마나 시원스럽게 죽어나갈 것인가 하는 일종의 스포츠 감각을 제공한다.


극적인 반전이나 관객의 머리를 흔드는 치명적인 질문 같은 것 없다. 하지만 흔해 빠진 레퍼토리로 만들어진 고만고만한 영화들 중 잘 빠진 영화인 것은 사실이다. 군계일학 까지는 아니어도 우두머리 수탉 정도는 되겠다.




연출 애덤 윈가드
각본 사이먼 배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