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 君の名は。 (2016) by 멧가비


타임슬립에 신체 교환, 주술 등, 로맨스 작품에서 서브로 쓰기 좋은 판타지적 설정들이 버라이어티하게 뒤엉켜있다. 어디에 방점을 두느냐의 문제일텐데, 오바야시 노부히코의 1982년작 영화 [전학생]과 그 원작 소설이 앞서 주요하게 다뤘던 "남녀 신체 교환 코드" 쪽이 내겐 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다.


미츠하와 타키는 황혼 전 까지 (서로를 인지하고) 만난 적이 없지만, 수 없이 많이 몸이 바뀌었었다는 경험들만으로 이미 서로를 사랑하게 된다. 이것은 고도의 "자기애(自己愛)"에서 시작하는 이야기와도 같다. 미츠하와 타키는 "객체"로서 상대방을 느낀 경험 대신, 자신 스스로 그 사람이 되어 산 기억의 누적들을 통해 서로를 사랑하게 된다. 즉, 자신이 살았던 또 다른 삶의 주체(또 다른 나)를 사랑하게 된 것임에 다름 아니다.


사람 사이 관계를 형성함에 있어 공감과 이해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다. 특히 연애감정을 발전시킴에 있어서는 필수라 해도 좋다. 하물며 그저 이야기를 들어주고 같은 것을 즐기는 선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직접 상대방이 되어 그의 삶 자체를 공유할 수 있다면 공감과 이해에 들어가는 노력과 시간은 단축되며 그 밀도는 오히려 높아질 것이다.


타인을 자기 자신만큼 사랑할 수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 신체 교환이라는 비일상적인 요소를 끌어들여 "자기애"라는 개념으로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결국은 타인을 사랑하는 궁극적인 방법을 영화는 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타인을 사랑하는 건지, 그런 것으로 착각하는 자기애인지 모호하고 헷갈릴 만한 이야기를, 조금 투박하더라도 명쾌하게 풀어낸다는 점에 영화의 미덕이 있다.






연출 각본 신카이 마코토



덧글

  • 여리여리한 얼음왕자 2017/08/17 15:32 #

    새로울게 없었던 영화지만 기막힌 연출로 제마음을 사로잡아 버려선지 10회이상 극장가서 본영화가 되버렸네요

    빌어먹을 수입사가 안이하게 진행한 더빙만 아니었어도 좀더 보러갔을거 같은 작품이었습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