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드라이버 Baby Driver (2017) by 멧가비


여태 봐 온 하이스트 무비 중 눈이 즐겁고 귀가 신나는 등 물리적인 재미로는 단연 1순위다. 몇 개의 시퀀스로서는 이 영화를 "뮤지컬"로 분류해도 손색없을 정도다. 내용이야 시작부터 끝까지 거의 클리셰로만 채워졌을 뿐, '베이비'가 듣는 음악의 비트 위에 물리적인 사건을 배치해내는 리드미컬한 감각에 영화의 미덕이 있다. 덕분에 본격 범죄영화로서의 긴장감은 떨어지지만 대신 게임 구경하는 감각이 있다. 레이싱 + 건 슈팅 + 리듬 게임을 합쳐놓은 듯한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건 영화관에서 할 수 있는 체험 치고는 신선하다.


이 영화에 관련해서 가장 의아한 점은 몇몇 관객들의 리뷰와 달리 공식적으로는 [GTA] 시리즈가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감독 본인은 연관성을 부정하는 걸까, 아니면 굳이 언급할 정도의 영향은 받지 않았다는 뉘앙스일까. 하지만 GTA 시리즈, 특히 5편을 경험한 관객이라면 그 둘 다 틀렸다는 것을 안다. 4인조 은행 강도, 범죄 코디네이터 등의 소재가 겹쳐서만은 아니다. 그것들이야말로 이미 누가 먼저랄 것도 없는 클리셰니까. 영화가 GTA의 적자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는 그것들을 다루는 방식이다.


'베이비'의 운전실력과 음악에 대한 집착을 설명하는 초반 묘사. 강도질과 운전 등의 행위가 모두 음악 듣는 사람의 흥겨움을 위해 존재하는 듯한 주객전도의 감각은, GTA나 그 아류 게임들을 플레이하는 중 게임 플레이가 음악 감상을 방해하는 듯한 기분을 느껴 본 사람들 다수에게 낯익을 것이다. 범죄 코디네이터가 행동원들을 모아서 계획을 설명하는 "장면" 자체도 그렇지만, 그 공간이 버려진 미싱 공장이라는 것도 그저 우연일까. 영화는 여건이 됐더라면 원래는 LA에서 촬영됐을 터였다. GTA 시리즈의 배경 중 가장 유명한 Los Santos가 사실은 곧 LA가 아니던가.


GTA를 위시한 오픈월드 범죄액션 게임 장르가 없었더라면 존재할 수 있었을까 싶은 영화라고 확신하는 입장에서는, 게임과의 연관성은 구태여 언급하지 않거나 부정하는 듯한 암묵적인 분위기가 적잖이 당황스럽다.





연출 각본 에드거 라이트



덧글

  • Rorschach 2017/10/13 07:05 #

    개인적으로 쿠엔틴 타란티노 영화를 올바르게 따라한 예라고 보는 영화네요.
  • 멧가비 2017/10/14 13:34 #

    다른 건 모르겠는데, [트로 로맨스]랑 플롯의 유사점은 있네요
  • 여리여리한 얼음왕자 2017/10/14 11:49 #

    GTA보다는 페이데이 에 더 가깝죠
  • 멧가비 2017/10/14 13:38 #

    자기가 재밌게 한 게임 발표하는 시간 아니고요
  • 여리여리한 얼음왕자 2017/10/14 18:36 #

    아니요 그냥 은행강도 때문에 적은거고요 딱히 해본
    게임 얘기한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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