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U 탐구 - 마블 유니버스 여성 캐릭터 베스트 by 멧가비

물론 완벽히 주관적인 견해와 순위 선정



5 헬라



MCU에서 처음 등장한 여자 끝판왕. 여자라고 해서 미인계라든가 꼼수로 치고 들어오는 캐릭터였으면 안 나오느니만 못 했을 뻔 했는데, 그런 거 없고 존나 우악스럽다 싶을 만큼 압도적인 무력으로 밀어부치는 점이 매력 포인트.


이건 정말 스페이스 오페라의 마왕이다! 싶게 시각적으로 간지가 넘치는데도, 아스가르드에서는 끝없이 전투력이 상승한다 라든가 하는 설정이 조금 불분명한 구석이 있고, 간지에 비해 그 최후가 너무 허무해서 5위 이상은 못 주겠다. 재미와는 별개로 스토리 라인은 어느 한 쪽을 확실하게 타지 못했던 [토르 라그나로크]를 살린 1등 공신이자 동시에 분량 피해자이진 않을까.


헬라와 발키리 군단의 마지막 결투는 OVA 등으로 스핀오프 기획을 좀 해줬으면 좋겠다.


머리에 뒤집어 쓴 저건 그리마야 뭐야, 싶을 정도로 이상한데, 이상하면서도 뭔가 저거 없이는 허전할 것 같은 계륵의 맛. 케이트 블란쳇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저랬어도 괜찮았을까.




4 로라 바튼



쉽게 생각하면 시골에서 살림하고 아이들 기르는 평범한 가사 노동자. 하지만 그냥 그런 주부 캐릭터로만 평가절하할 수는 없는 게, 애초에 이 세계관이 그렇게 뭐 하나 만만한 데가 아니라는 거지.


다른 캐릭터들에 비하면 전투원은 당연히 아니고 이름이 남는 주역도 아니다. 남초 세계관에서 남성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할 법한, 비판하자면 할 수도 있는 전근대적인 가정주부 역할인데, 어떤 상황 어떤 포지션에서든 "여성도 강하다"라는 걸 보여준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클린트는 어벤저스이기 전부터 이미 실드 요원이었다. 언제 들어올지, 아니면 살아서 돌아올지조차 모르는 반려자 대신 "생활"을 완벽히 책임지고 있다는 점. 생각해보면 정신적 스트레스만 따져도 어마어마한 일일텐데 내색 전혀 없이, 내 할 일은 내가 알아서 한다,는 태도로 여유롭게 미소를 잃지 않는다. 애초에 가정 살림, 육아 자체가 보통 사람한테는 (아무리 잘해도 티 안 나는) 육체적으로도 상당한 소모전이고.


아들 딸 명랑한 것만 봐도 그 "살림"을 흠 없이 잘 해낸다는 걸 알 수 있다. 그것도 전투력이다. "죠죠서기" 비슷하게 서서 주머니에 왼손 꽂고 오른손으로는 후라이팬에 계란 후라이 부치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3 샤론 카터 (에이전트 13)



이쪽도 얼핏 생각하면 남자 주인공한테 헌신하는 여주인공, 쯤으로만 보이기 쉽다. 하지만 행적을 잘 살펴보면 샤론이 했던 모든 일들은 누군가에게 이끌렸거나 하는 대신 완전히 자신의 의지와 선택으로만 행한 것들임을 알 수 있다. 상당히 자주적인 캐릭터다.


그 "캡틴"을 경호하는 언더커버였다는 점부터가 상당히 튀는 설정이다. 물론 경호 임무야 실드 측의 지시였겠지만, 캡틴은 몰랐던 캡틴과의 관계로 유추해보건대 샤론 자신이 자원한 임무였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일단 그렇게 상상만 해도 간지. 하이드라의 봉기와 캡틴의 방송으로 혼란스러워하던 실드 사무 요원들의 분위기를 한 방에 딱 수습해서 피아구분 확실하게 만든 것도 샤론이었다.


날 죽이려고 한 저 사람과 어떻게 친구일 수 있냐? 같은 (바쁜 와중에) 눈치 없는 소리 안 하고, 니가 한 일이니까 맞겠지, 하면서 두 말 없이 믿는 모습도 섹시하다. 자기 입장이 위험해질 수 있는데도 그게 옳은 일이니까 단 한 번 망설이지 않고 캡틴 밀어주는 거. 고전적인 로맨스 여주보다는, 흡사 [모래시계]의 이정재 같은 느낌.


키스할 타이밍이라고 쓱 눈치 주는 것도 슈퍼간지.





2. 데이지 존슨 (스카이, 퀘이크)



베스트5 안에서는 유일한 드라마 오리지널 캐릭터인데, 눈사태의 눈덩이처럼 캐릭터가 가진 매력만으로 자생적 성장한 케이스다.


[에이전트 오브 실드]가 엄밀히 따지면 당시 [어벤저스]의 핫함과 필 콜슨 캐릭터의 매력에 기대서 나온 부속품 같은 느낌이었다. 거기에 더해 초반부의 데이지는 그냥 사고뭉치 꽃 역할. 그러다가 이런 저런 설정이 붙더니, 스카이라는 본래 캐릭터에 코믹스의 데이지 존슨 아이덴티티가 결합되면서, 오히려 콜슨을 제끼더니 사실상 드라마의 원톱 히어로가 됐다. 이제 드라마 자체가 데이지의 서사에 맞춰서 전개될 정도. 유사부녀였던 콜슨과의 관계도 현재는 (설정상의 직위 고하를 제외하면) 동등한 파트너십에 가깝다.


내적으로도 성장형 캐릭터이지만, 아시안 혼혈에 여성이라는 여러 편견을 깨고 마블+ABC라는 나름대로 작지 않은 사이즈의 드라마에서 드라마 자체를 좌지우지하는 등 작품 외적인 상징도 있는 빅 캐릭터라는 점에서 2위. 다 떠나서, 드라마에서 제일 간지나는 게 데이지다. 데이지 성장 전 까지는 메이였고.


근데 캐릭터가 성장하는 바람에 섹스어필이 완전히 사라진 건 솔직히 아쉽다. 물론 지금까지 핫바디 미녀로만 소비됐다면 그게 최악의 케이스였겠지만.





1 페기 카터



이쪽은 캡틴 시리즈 영화에서도 3부작 내내 캡틴에게 중요한 정서적 모티브를 제공했으며, 아예 자기 이름을 딴 드라마 시리즈를 이끈 고무적인 캐릭터.


MCU 안에서 다소 떨어지는 평균 능력치에도 불구하고 그 흠결 없는 인간성으로 자연스럽게 리더 롤을 수행하는 게 캡틴 아메리카인데, 그 캡틴의 정신적 성장에 큰 영향을 끼친 멘토 중 한 명이라는 점. 그런가하면 페기 본인 역시 4, 50년대라는 시대적 한계를 넘어 전쟁 영웅, 실드의 창립 멤버 등으로서 세계관 역사에 이름을 남긴 거물이기도 하다.


특히 드라마에서는 "여성은 집에서 살림이나 하라"는 시대의 폭력에 어떻게 맞서는지가 잘 묘사된다. 아니 애초에 이 페기라는 캐릭터한테는 "40년대의 여성"이라는 아이덴티티 자체가 작동하질 않는다. 그냥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밀어부치는 한 명의 투사일 뿐.


가장 좋은 점은, 그를 그리워하며 영원히 혼자 살았습니다, 따위의 구질구질한 스토리를 갖지 않았다는 점이다. 약골 신병 스티브 로저스를 좋아했고, 성장한 캡틴 아메리카를 역으로 동경하게 된 마음도 있었을테지만 그와는 별개로 자기 자신은 그저 자신만의 삶을 살았다는 것. 남편이 누구였을까, 같은 건 궁금하지도 않다.


헤일리 앳웰 잉글랜드 악센트도 섹시해서 환장하겠고.






아쉬운 케이스


어떤 면에서는 로라 바튼의 등장으로 방향이 바뀐 캐릭터. 원래 그 전까지의 러브라인은 공식 설정 없이도 누가 봐도 클린트랑이었거든.


단지 상대가 누구냐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클린트와는 뻔한 로맨스 대신 전우애가 기묘하게 섞인 느낌이라 터프해서 멋있었는데, 뜬금없이 헐크랑 현대판 "미녀와 야수"를 찍어버리니 식상해진 것. 존나 날라까기로 시정잡배들 줘패 자빠뜨리던 대장부가 갑자기 아련한 연출 깔리면서 자장가나 부르게 될 줄이야. 어벤저스 안에 여자가 몇이나 된다고 꼭 그 안에서 이리저리 커플로 짝을 지어줬어야 했냐.




헬렌 조

울트론한테 세뇌됐을 때의 모습이 실제 영화의 결과물과는 별개로, 원래 각본에서는 완전히 미친 사람처럼 돌변하는 식이었다고 한다. 그 매드 사이언티스트 같았을 모습이 궁금해서 아쉽다. 결국 구현되진 못했지만, 차분한 내면에는 과학자로서 선을 넘고 싶은 욕망이 있다는 걸 생각해도 재밌다.




덧글

  • 케이즈 2017/11/10 15:52 #

    스카이가 이렇게까지 성장한거보면 참 여러 감정이 들어요 ㅋㅋ
  • 멧가비 2017/11/10 19:24 #

    에오쉴 처음부터 본 사람한테는 각별하죠
  • 펜치논 2017/11/10 16:56 #

    헬렌 조 는 아마데우스 조 가 MCU세계관에 나올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거외에는 그닥.....
  • 멧가비 2017/11/10 19:25 #

    취향이란 게 사람마다 다른 법이니...
  • rumic71 2017/11/10 18:00 #

    커플 짝짓기라기보다 어벤져스 한 명씩 다 찔러보는 중이죠. 토니한테만 그게 안 먹혀서 시빌 워에서 그리 짜증냈던 거고요.
  • 이글루스 알리미 2017/11/27 08:22 #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입니다.

    회원님의 소중한 포스팅이 11월 27일 줌(http://zum.com) 메인의 [허브줌 컬처] 영역에 게재되었습니다.

    줌 메인 게재를 축하드리며, 게재된 회원님의 포스팅을 확인해 보세요.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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