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The Mask (1994) by 멧가비


스탠리 입키스는 소심한 은행원이자 외로운 독신. 적당히 살만하고 적당히 억울한 그에게 자기 자신의 모습에 대한 두 가지의 욕망이 있는데, 하나는 강한 사람 또 한 가지는 좋은 사람. 참으로 소시민적이자 현실적인 보통의 욕망이다. 군중 속에서도 고독을 느끼고 타인에게 주목 받고 싶은 욕망을 느끼나 자존감의 한계로 이루지 못하는 현대 도시 사람들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러던 그가 선의를 위해 위기를 무릅 쓴 순간 마녀의 가면이 찾아온다. 그리고 가면은 그의 욕망을 해방시키는 힘을 제공한다. 영화 속 "가면"의 진정한 힘과 가치는 초현실적인 마법의 능력을 부여하는 것이 아닌, 내재된 욕망을 한계 없이 표출할 수 있는 도구로서에 있다.


기본적으로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또 다른 변주다. 내면의 자아에 대한 이야기이자 동시에 가면에 대한 이야기. 짐 캐리의 화려한 원맨 코미디 쇼에 가려 다소 희미하나, 영화는 "가면"이라는 것의 심리학적 개념을 알기쉬운 과장법으로 묘사한다. 가면이라는 것은 그 착용자의 얼굴을 가리는 기능을 가짐과 동시에 반대로 착용자가 드러내고 싶은 내면을 가면이라는 제 2의 얼굴을 통해 단적으로 드러내는 역할을 갖기도 한다. 우스꽝스럽게 캐리커처 된 표정들로 만들어진 전통 가면극의 가면 캐릭터들처럼 말이다.


스탠리는 가면을 통해 이드(id)를 개방하는데, 그의 욕망이 기본적으로 선함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가면이 가진 악마적 기질과 초능력이 영웅 행위로 승화하는 것. 충직한 애완견 마일로와 깡패 두목 도리언이 각각 마스크를 써서 어떻게 달라지는를 비교하면 일목요연하다. 보통의 슈퍼히어로가 가면과 초능력을 통해 초자아(super ego)를 실현시키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물론 잘 드러나지도 않는 여러가지 상징성을 떠나서, 개인적으로는 짐 캐리 코미디의 정점으로 꼽는 만큼 단순 슬랩스틱 코미디로서도 흠 잡을 데 없는 훌륭한 작품이다. 얼굴이 곧 CG인 짐 캐리가 진짜 CG를 만났으니 마치 효도르가 총 들고 있는 격. 짐 캐리 본인의 온갖 표정 묘사에서 마스크 쓴 얼굴 그리고 Tex Avery의 카툰 캐릭터로 이어지는 점층법적인 과장이 특히 재미있다.





연출 척 러셀
각본 마이크 워브
원작 마이크 리처드슨 (동명 코믹스, 다크호스 코믹스, 1987)
캐머런 디아즈의 배우 데뷔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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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멧가비 : 배트맨 포에버 Batman Forever (1995) 2018-10-31 10:23:10 #

    ... 가이]가 다크사이드에 빠져 타락한 버전 같기도 한데, 좋게 안 보면 그냥 언제나의 짐 캐리다. 특히 웨인 저택 습격 시퀀스에서는 저게 [에이스 벤추라]였던가 아니면 [마스크]였던가 가물가물해지는 뻔한 원맨쇼를 하고 자빠졌다. 물론 자신만의 캐릭터를 뚜렷이 가진 배우가 자신의 장기를 계속 갖고 가는 걸 싫어하진 않지만, 짐 캐리의 마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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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돌다 결국 다시 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