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시즌5 (2017) by 멧가비


기어이 폭동은 일어나고 리치필드는 일종의 무정부 상태에 놓인다.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장르적 흉내가 재미있다. 폭동 분위기가 점차 안정되고 재소자들이 좀 더 자유롭게 개성을 드러내자 장르는 '평행우주물'까지 진출해, 마치 "그들이 범죄자가 아니었다면?"이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하는 듯 하다. 가령 '빅 부'는 그 뛰어난 언변술로 스탠드업 코미디언이나 변호사가 됐을지 모르며, '플라리차' 콤비는 넘치는 끼가 있으니 잘 되면 모델이요 최소한 잘 나가는 뷰티 유투버가 됐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가하면 동시에 사회 구조를 카피한 시뮬레이션이기도 하다. 거대한 시스템에 맞서 투쟁함에 있어서, 대의명분을 위해 타협하지 않는 사람, 원만히 타협해서 실리를 추구하는 사람, 혼란을 이용해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 세상이 어쨌든 깽판이나 치려는 트롤 등으로 재소자들의 역할이 확연히 구분된다. 사회의 축소판인 셈이다. 혼란 상태를 지나 자정작용을 거쳐 생존주의자 집단과 상업 집단 등이 탄생하는 과정에서는 감탄이 나온다.


'채프먼'은 그 비중이 급격히 줄어 관찰자 정도의 역할을 수행한다. 본래도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를 돌아가면서 다루는 옴니버스 구조가 있었지만 이제는 정말 주인공이라는 개념 자체가 사라진 듯 보인다. 작품의 구조 면에서도 재미있는 진화다. 아니 사실 본 시즌 진짜 주인공이 '테이스티'라고 보는 게 맞다. "Vee" 사건 이후로는 주요 인물들 중에서도 가장 이성적인 타입이었고 아프리카계 그룹의 실질적인 리더였는데, 이번에 와서는 정말 계급 투쟁의 깃발을 세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작중 유일하게 출소했다가 스스로 다시 입소한 케이스라 그 상징성이 더 크다.



전 시즌들이 어땠는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이번 시즌은 확실히 번역이 개판이다. 가장 황당했던 건 '부치'를 정육점 아저씨라고 번역한 부분. 설마 'butcher'랑 헷갈린 건가. 늘 자기가 부치인 것에 자부심 느끼던 빅 부가 졸지에 고기 써는 아저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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