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니셔 시즌1 (2017) by 멧가비


기존의 "거리의 영웅" 컨셉을 떠나 조금 거시적인 사회 문제를 다룸과 동시에 짜임새 좋은 첩보전을 다룬다. 그 캐릭터 만큼이나 드라마 자체도 마블-넷플릭스 시리즈 내에서 이질적인 존재. 폭력과 섹스의 수위 또한 눈에 띈다. 남녀의 섹스 장면이 사실상 등급 내에서 다룰 수 있는 가장 아슬아슬한 지점 까지 도달하는데, 직접적으로 보여주지만 않을 뿐, 삽입과 사정의 순간을 노골적으로 연기하는 작품이 디즈니 산하에서 나온다는 건 상상하기도 힘들었던 일이다.


작품의 분위기나 등급 수위 등을 넘어 드라마의 주제 자체가, 마법 닌자들을 동원해 선과 악의 건곤일척을 다뤘던 기존 [디펜더스] 시리즈들 보다는 오히려 영화 [윈터솔저]와 상통하는 면이 있다. 하이드라 사건을 겪은 후 캡틴은 [시빌 워]에서 "어떠한 조직도 의도에 따라 변질된다"고 말한다. 본작에서는 정보기관인 CIA의 수뇌부 일부가 썩어있고, 의도에 따라 무장집단으로 돌변할 수도 있는 사설 기관과 불법적으로 커넥션을 구축하고 있으며 국토안보부 사무실 안에서는 버젓이 도청이 자행되고 있다. 캡틴의 지적은 단지 '쉴드'나 '어벤저스'에 대한 것만은 아니었으며, 이는 영화나 드라마를 넘어 현실에서도 분명히 어딘가에서는 진행되고 있는 일일 것이다. CIA가 등장하니 샤론 카터를 까메오로 등장 시켰어도 좋았을텐데 아쉽다.


상이군인들의 PTDS와 국가의 처우를 언급함으로써 '팍스 아메리카나'의 이면에 깔린 그늘을 조명하는 부분은 작품의 비중을 크게 잡아먹지 않는 선 안에서 작품의 무게감을 더한다. 민간인 무장에 대한 문제의식을 환기하기도 하는데, 이는 미국의 뿌리 깊은 자경단 문화에 대한 현재의 논쟁적 관점을 대변한다. 즉 드라마는 미국의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 까지 '화기(火器)'와 관련된 사회 문제들을 다각적으로 건드리는 셈이다.


[데어데블] 시즌2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이기도 한데, '퍼니셔'라는 닉네임 뒤의 인간 프랭크 캐슬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도 주요 볼거리. 은근히 여자 잘 꼬시는 로맨티스트라는 점은 의외인데, 그런가하면 불같은 성질머리를 진짜 불처럼 내뿜는 모습을 보면 또 역시나 싶다. 루이스가 미쳐서 날뛸 때 캐런에게는 자극하지 말라 경고하더니, 정작 자기는 루이스더러 "신발에 묻은 똥 같은 놈"이라고 일갈하는 장면은 백미. 퍼니셔는 말하자면, 본인은 심각한데 보는 나는 웃기는 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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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lelelelele 2017/12/15 22:50 #

    작품 자체로서의 가치도 나름 있지만, 이게 거대한 세계관의 한켠에서 일어나는 거라고 생각하니까 재밌더라고요. 우주에선 외계인이 날뛰는데 지구에선 현실과 마주한 부분들이 적나라하게 보여지고 있으니..
  • 멧가비 2017/12/16 15:40 #

    니들끼리 그러고 있을 때냐 싶어서 한심하다가도, 그래 그게 인간이지 싶어서 수긍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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