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 The Time Machine (1960) by 멧가비


'타임머신'이라는 단어를 처음 언급한 전설의 소설이 원작. 이색적인 것은, 원작에는 없던 오리지널 파트에 영화의 주제가 담겨있다는 점이다. 간헐적으로 타임머신을 세워 들른 두 개의 시간은 공교롭게도 각각 1917년과 1940년. 즉 1, 2차 세계대전의 한복판에 선다. 1917년에는 자신과 비슷한 연배가 된 친구의 아들을 통해 친구의 전사 소식을 듣고, 1940년에는 대공습을 직접 목격한다.


그리고 급기야 현생 인류와 문명이 멸망하는 1966년. 세계를 뒤흔든 참혹한 전쟁들을 단편적으로 훑고 결국 "제 3차 세계대전"이라는 가상의 미래를 통해 냉전 시대에 대해 강력히 경고한다. 원작에선 자본주의 계급 투쟁에 대해 섬뜩하게 비판하기 위해 등장한 소재, 80만년 후의 미래인류 '엘로이'와 '몰로크'를 핵전쟁의 피해자들로 각색한 것 역시 그 연장선상일 것이다.


당대의 시대를 비판하기 위해 원작에 담긴 묵시록적 미학을 져버렸다고도 볼 수 있으나, SF의 역사가 곧 시대에 대한 비판과 풍자를 중심으로 발전해 온 것을 고려한다면 시대를 통찰한 좋은 재해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SF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텍스트를 실사화함에 있어서 부족함이 없는 미술이 돋보인다. 스팀펑크풍으로 디자인된 타임머신은 아름답고, 시간의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마네킹 시퀀스에는 재치가 넘친다.





연출 조지 펄
각본 데이빗 던컨
원작 허버트 조지 웰스 (동명 소설, 1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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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머 타임머신 블루스]에서는 이 영화의 시간여행 장치 디자인을 오마주했다.


덧글

  • 포스21 2017/12/14 16:06 #

    이거... 아주 오래전 주말의 명화 같은 거로 해주지 않았나요? 의도적으로 찾아 본 영화는 아닌데?
    정작 저 원작 자체가 아무래도 여러차례 영상화 되었을 테니 그게 아니라 다른 버전일 수도 있겠군요. 암튼 이시점에선 영화도 틀림없는 고전 명화? ^^ 인듯 합니다.
  • 멧가비 2017/12/15 04:00 #

    2002년에 한 번 더 리메이크 된 버전은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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